가장 오래된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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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성문(먼빛)
  • 승인 2020.01.03 11:1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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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나들이

북촌 조망의 압권은 단연 가회동 31번지길(북촌로 11길)에서 보는 풍경이다. 조붓한 골목길로 올라서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기와집 지붕들이 잇달아 펼쳐지며 금방이라도 시간을 과거로 되돌릴 듯하다. 그 기와지붕 위로 눈이라도 내려 덮이면 마을은 단숨에 수묵화가 된다. 하지만 이제 그 조망을 즐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던 주민들이 담장을 높이 올리고 철조망까지 쳐놓았기 때문이다. 이는 북촌한옥마을의 현실을 잘 드러낸다. 엄연히 실제 사람이 사는 거주지역이기 때문에 정주권과 주거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일부 ‘과도관광’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가 견디기 어려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종로구에서는 북촌이 관광지이기 이전에 주민들의 생활공간임을 알리면서 ‘정숙관광’을 유도하고 있지만 뜻대로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가회동 31번지길에서 내려다본 북촌. 옹기종기 모여 있는 기와집 지붕들이 금방이라도 시간을 과거로 되돌려놓을 듯하다. 멀리 보이는 초록박공집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이준구가옥으로, 전통 서양식 상류계층 주택의 형태를 띠고 있다. 1991년 서울시문화재자료로 지정되었다.
가회동 31번지길에서 내려다본 북촌. 옹기종기 모여 있는 기와집 지붕들이 금방이라도 시간을 과거로 되돌려놓을 듯하다. 멀리 보이는 초록박공집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이준구가옥으로, 전통 서양식 상류계층 주택의 형태를 띠고 있다. 1991년 서울시문화재자료로 지정되었다.

한양정도(漢陽定都)의 기준으로만 보자면 경복궁 일대의 북촌은 최초의 정착촌이 된다. 북촌은 종로구 재동·가회동·삼청동 등에 걸쳐 있던 마을로, 청계천과 종로의 북쪽에 있는 동네인 데서 마을이름이 유래되었다. 한양천도와 함께 조선시대 왕족이나 고위관직에 있던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였는데, 황현의 <매천야록>에는 “서울의 대로인 종각 이북을 북촌이라 부르며 노론이 살고 있고, 종각 남쪽을 남촌이라 하는데 소론 이하 삼색(三色)이 섞여서 살았다”고 기술하고 있다. 즉, 북촌이 권세 있는 양반들이 주로 모여 살았던 데 비해 남산 기슭을 중심으로 한 남촌은 소위 ‘남산골샌님’이라 불리는 관직에 오르지 못한 양반들과 하급관리, 상인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다. 일제강점기에는 남촌지역을 중심으로 일본인들이 많이 거주하게 되면서 조선인 중심 거주지역으로서의 ‘북촌’과 일본인 중심의 ‘남촌’으로 불리기도 했다.

북촌전망대에서 바라본 경복궁 일원. 북촌은 한양천도 이후 600년 서울 역사를 상징하는 장소다. 북촌지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북촌전망대는 사설시설로 유료이며, 입장료를 지불하면 커피, 녹차, 오렌지주스 중 한 가지를 제공한다.
북촌전망대에서 바라본 경복궁 일원. 북촌은 한양천도 이후 600년 서울 역사를 상징하는 장소다. 북촌지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북촌전망대는 사설시설로 유료이며, 입장료를 지불하면 커피, 녹차, 오렌지주스 중 한 가지를 제공한다.

원래 이 지역에는 솟을대문이 있는 집 몇 채와 30여 호의 한옥만이 있었으나 일제강점기 말부터 생활한옥이 많이 지어졌으며, 1992년 한옥보존지구에서 해제되고 1994년 고도제한이 풀리면서 일반 건물들도 많이 들어섰다. 현재 2,300여 동의 건물이 있는데, 이 가운데 1,400여 동이 한옥이고 나머지는 일반 건물이다. 한옥의 대부분이 팔각지붕을 한 기와집이며, 구조는 평면이 ‘ㄷ’이나 ‘ㅁ’ 모양으로 된 도시형 한옥이 많다. 이 때문에 외부에서 마당이 노출된 전통한옥과 달리 길에서 보면 높은 대문과 방으로 막혀 집안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구조는 2000년대 들어 개축하지 않은 한옥들에서 흔히 볼 수 있으나, 한옥 개축을 장려하는 터에 최근 지은 한옥은 전형적인 도시한옥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북촌의 또 다른 터줏대감은 오래된 나무들이다. 왼쪽/헌법재판소 내에 자리한 재동 백송은 수령이 무려 600년이니 수도 서울의 역사를 고스란히 지켜본 셈이다. 오른쪽/가회동 골목길의 회나무는 보호수가 아닌데도 수령 300년을 자랑한다.
북촌의 또 다른 터줏대감은 오래된 나무들이다. 왼쪽/헌법재판소 내에 자리한 재동 백송은 수령이 무려 600년이니 수도 서울의 역사를 고스란히 지켜본 셈이다. 오른쪽/가회동 골목길의 회나무는 보호수가 아닌데도 수령 300년을 자랑한다.

서울을 찾는 여행객이라면 북촌의 게스트하우스 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제격이다. 전통 부적과 민화를 전시하고 체험하는 가회박물관을 시작으로 자수박물관, 매듭박물관 등 한국 전통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장이 풍부하고, 오래된 식당과 현대적 카페테리아 공간이 함께하는 삼청동 거리에서는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멋과 맛의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대표적 전통문화 관광지인 인사동과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종묘, 광화문과 청계천 등 서울을 상징하는 곳들이 도보로 찾아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하여 가장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서울여행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된다. 전통한옥을 활용한 북촌문화센터에서는 외국인을 포함한 방문자들을 위한 여행정보와 문화해설사의 북촌 안내가이드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여행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왼쪽/북촌의 게스트하우스들은 각기 나름의 특색 있는 문화체험 프로그램과 한국 전통음식 등을 준비하고 있어 홈페이지에서의 정보를 확인한 후 여행자의 취향에 맞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사전예약 또한 필수이다. 오른쪽/전통한옥에 자리한 가회박물관은 민화, 부적, 기타 민속자료 등 주로 조선시대의 유물을 1,5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왼쪽/북촌의 게스트하우스들은 각기 나름의 특색 있는 문화체험 프로그램과 한국 전통음식 등을 준비하고 있어 홈페이지에서의 정보를 확인한 후 여행자의 취향에 맞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사전예약 또한 필수이다. 오른쪽/전통한옥에 자리한 가회박물관은 민화, 부적, 기타 민속자료 등 주로 조선시대의 유물을 1,5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포토 스팟을 따라가는
북촌8경

북촌에 가면 한옥의 아름다움과 북촌 골목길을 구석구석 즐길 수 있는 ‘북촌8경’이 있다. 서울시는 북촌을 서울의 대표적 문화관광지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북촌을 가장 장 감상할 수 있는 지점 8곳을 지정하였다. 북촌의 중심적인 관광자원이라 할 수 있는 한옥 경관과 한옥이 주도하는 골목길 풍경이 주로 선정되어 있다. 북촌은 걷는 곳이다. 비밀을 간직한 듯 미로처럼 얽혀있는 북촌 골목길은 우리가 살아온 삶의 흔적이자, 문화이자, 보물이다. 북촌8경을 따라 걸으면서 마주하게 되는 골목길 풍경 속에서 깊은 역사와 굴곡진 세월의 한켠에서 묵묵하게 살아남은 북촌을 만나보자.

북촌1경  창덕궁 전경
조선의 궁궐 중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임금들의 거처였던 창덕궁, 돌담 너머로 창덕궁의 전경이 가장 잘 보이는 장소다. 북촌문화센터에서 나와 북촌길 언덕을 오르면 첫 번째 포토 스팟이 등장한다. 여기서 바라다보는 창덕궁은 북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경관으로 궁궐 너머로 새로이 복원된 규장각 권역 및 구 선원전이 먼저 보이고, 그 뒤로 인정전의 측면이 보인다.

북촌2경  원서동 공방길
고즈넉한 향기가 묻어있는 원서동 창덕궁 돌담길을 따라 걷노라면 불교미술관과 연공방을 지나 골목 끝 즈음 궁중음식원의 정갈한 마당과 기와문양의 담이 보이는 그 자리에 북촌의 두 번째 포토 스팟이 보인다. 왕실의 일을 돌보며 살아가던 사람들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재미를 더해주는 길이다. 

북촌3경  가회동 11번지 일대
한옥 내부를 감상할 수 있는 가회동 11번지 일대.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자수박물관을 지나 가회박물관, 매듭공방으로 내려가는 길에 북촌의 세 번째 포토 스팟이 보인다. 가회동 11번지는 한옥과 함께 소박함과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그대로의 북촌문화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북촌4경  가회동 31번지 언덕
가회로를 건너 돈미약국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한옥 밀집지역인 가회동 31번지가 펼쳐진다. 좌측 축대 위로 올라가서 바라보는 전경은 가회동 31번지 일대를 한눈에 조망해볼 수 있는 지점으로, 북촌을 대표하는 경관임에 부족함이 없다. 넘실거리는 기와지붕 사이로 북촌 꼭대기에 위치한 초록색 박공지붕의 이준구 가옥이 북촌의 풍경에 독특한 인상을 더해준다.

북촌5경  가회동 골목길(내림)
북촌에서 특히 뛰어난 한옥들이 잘 보존된 가회동 31번지 골목길에 다섯 번째 포토 스팟을 발견할 수 있다. 키 큰 회나무집을 돌아 올라가면 처마를 서로 맞대고 빼곡하게 늘어선 예스런 한옥들이 반갑게 맞이해준다. 이곳은 서울시 북촌한옥보존사업 초기부터 적극적인 골목보호정책으로 밀집 한옥의 경관과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이다.

북촌6경  가회동 골목길(오름)
북악을 닮은 기와지붕들이 나란히 하고 있는 가회동 31번지 한옥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 언덕길 막바지에 여섯 번째 포토 스팟이 보인다. 이곳에서 한옥 지붕 사이로 펼쳐지는 서울시내의 풍경은 단연 북촌의 백미이다.

북촌7경  가회동 31번지
북촌 5경과 6경이 많은 방문객들에게 사랑받는 골목길이라 한다면 북촌의 일곱 번째 장소는 한옥이 주는 고즈넉함과 작은 여유로움을 만날 수 있는 소박한 골목 전경이다. 담을 맞대고 이웃한 집 계단 위에 놓여있는 아기자기한 꽃화분 속에서 주민들의 일상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북촌8경 삼청동 돌계단길
빼곡한 한옥들의 지붕과 경복궁, 인왕산, 청와대의 조망이 좌측으로 펼쳐지는 화개1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삼청동길로 내려가는 돌계단길이 흥미롭다. 삐뚤빼뚤, 넓어졌다 좁아지는 돌계단길을 끝까지 내려가면 북촌의 마지막, 여덟 번째 포토 스팟이 있다. 여기서 바라보는 돌계단길은 아무렇게나 생긴 듯 볼품없이 보이지만 커다란 하나의 암반을 통째로 조각해서 만든 계단이라는 점에서 독특한 골목길 전경을 조성한다.

-‘서울한옥포털-북촌한옥마을’에서

여행작가 유성문은 길에서 길의 내력을 들춰왔다.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새겨왔다. 그 내력과 사연은 먼빛이 되어 다시 그를 길로 내세운다. ‘길에서 길을 묻다’(경향신문), ‘사람의 길’(주간경향) 등 오랫동안 길과 사람 이야기를 써왔다. 문학관기행 <문향을 따라가다>(어문각)를 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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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숙 2020-01-06 16:11:16
젊은날에 한번쯤 찾아보는 동네들이 한달 넘게 로드서울에 연재 되고있다. 운치가 있어서, 호화스러운 모습이 있어서 혹은 우리의 옛 거리로 자리잡고 있어서. 이런저런 이유로 몇번쯤 다녀본곳들이다. 애플경제만 터치하면 마을에 담겨있는 이야기들을 아주 쉽게 검색 할수있다는게 신기하다.
서울에 등재되어있는 동네가 얼마만큼인지 몰라도 동네의 내력을 알수있는 백과사전같은 로드서울을 사랑합니다^^

심강지서(위영) 2020-01-05 17:42:46
지금으로부터 대략 15년 전에 북촌에서 살려고 한옥 집을 구하러 다닌 적이 있다. 여러 한옥 집을 다녀 보았는데 가장 취약한 것이 보온과 방범이었다. 개중에는 집을 개량하여 현대적으로 부엌, 창문, 화장실 등을 인테리어 한 집도 있었다. 집구조가 시골에서 본 한옥과는 완전히 다른 닫힌 한옥 구조인 점이 특이했다.

아직도 북촌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대단히 존경스럽다. 북촌을 몇 차례 다녀 보았지만 관광객들로 인한소음방해가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서울시에서도 어떠한 세금혜택이라도 주어야 한다.

유작가의 치밀한 탐방기사로 북촌 8경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서울에 산지 30여년이나 북촌 8경이 있다는 말은 금시초문이라 아직도 서울을 모르는 것이다.

언젠가 북촌 전망대를 방문해야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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