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시대' 국내 IT기업들 산업화 박차... 정부도 집중육성
제조•금융•의료에서 다양한 산업 분야로 급속 확산 ‘AI 원년’ 기대

인간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수많은 분야가 인공지능(AI)에 정복당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분야가 바둑이다. 절대 인간의 수준까지 발전할 수 없을 것이라던 AI는 ‘알파고’로 대별되는 인간이 감히 넘을 수 없는 아성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알파고에 이어 국내에서 개발된 ‘한돌’에 각각 한차례씩 승리한 이세돌은 어쩌면 AI를 이긴 유일한 인간으로 기록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세돌의 패배는 우리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에 따른 AI가 불러올 ‘디스토피아’에 대한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도 사실이다. AI가 빼앗아갈 수많은 일자리, AI에 통제 당하는 삶에 대한 두려움 등이 맞물려 AI로 대별되는 미래 사회에 대한 불안감과 거부감이 크다.

하지만 이러한 국가와 사회, 졍제 변화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인 것 또한 사실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말처럼 이러한 거대한 흐름을 돌이킬 수 없다면 이제 그것을 제대로 알고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 벽두부터 AI 분야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기업은 물론 굴지의 글로벌 IT기업들이 나서 경쟁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본격적인 4차 산업혁명가 도래하면서 결국 미래 사회는 AI가 주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세계 각국의 글로벌 IT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한 AI 관련 서비스들이 올해는 더욱 다양한 분야로 퍼져나갈 전망이다. 제조, 금융, 의료 분야 등 일부에 국한됐던 AI 활용이 다양한 산업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분야에 걸친 전방위적 산업화 경쟁은 올해를 인간의 삶속에 AI가 깊숙이 자리 잡은 ‘원년’으로 기록하게 할 전망이다.

대표적인 국내 IT기업인 SK텔레콤과 카카오 등도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맞춰 조직을 개편하고 본격적인 AI 연구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정부도 국가 전략 핵심에 AI를 포함시키고 국가 경쟁력 제고에 나서 IT기업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SK텔레콤은 AI 사업화를 위해 조직 통합을 선택했다. 그동안 분리되어 있던 AI센터, ICT기술센터, DT센터를 ‘AIX센터’로 통합한 것. 이는 모든 사업 분야에 AI를 도입하기 위한 조치다.

이와 함께 자체 개발한 AI와 빅데이터 관련 서비스를 본격 선보인다. 메타트론 서비스의 확대는 물론 ‘누구(NUGU)’를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메타트론은 클라우드 기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으로, 기업이 수집한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시각화된 이미지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메타트론은 외부에 데이터 유출 우려가 있는 금융, 보안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로, 여타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것이 매력이다.

제조 기업에 최적화된 데이터분석 서비스인 ‘메타트론 APM’를 앞세워 본격적인 미국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또 AI 스피커 누구(NUGU)를 노인 돌봄 서비스까지 확대하는 등 다양한 사회 사업 분야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 다른 AI 강자인 카카오는 SK텔레콤과는 반대로 AI 사업 확장을 위해 분리전략을 선택했다. 지난 연말 AI랩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자회사로 공식 출범시키며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AI전문 연구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도 사업 확대를 본격화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i'를 바탕으로 기업간 거래인 B2B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자동차와 건설 산업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카카오i는 유통과 소비재, 엔터테인먼트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이와 함께 카카오의 핵심 경쟁력인 메신저 사업 분야의 기술과 노하우를 집약한 기업용 메신저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 스피커, 로봇 등과 연계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이밖에 티맥스도 다양한 AI 관련 서비스와 플랫폼을 통합한 ‘하이퍼서비스’를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SK텔레콤이나 카카오와는 달리 인간과 AI의 협업을 통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인간과 AI의 협력을 통한 최고의 성과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티맥스는 기술에 종속되는 것은 물론, 기술이 수익 창출을 위한 단순 도구로 전락하는 것을 지양하고 있다. 인간과 기술의 공존을 통한 비즈니스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진정한 협업지능’을 추구하고 있다.

하이퍼서비스는 AI가 인간의 업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의 협력을 통해 단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극대화하는 ‘협업지능’ 개념을 도입했다. 종합 AI엔진 '하이퍼브레인'과 데이터 분석 도구인 '하이퍼데이터’, 맞춤형 교육 서비스 ‘하이퍼스터디 등을 주요 서비스로 내세우고 있다.

이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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