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수입 필요없어

국내 연구진이 일본산 소재를 쓴 기존 리튬-이온 전지보다 강하고 오래가는 물 기반 이차전지를 개발했다. 이 전지는 일본 등에 의존하던 값비싼 멤브레인 소재와 어떠한 첨가제도 사용하지 않는 국산 전지다. 에너지 효율 80% 이상을 유지하면서 1000번 이상 구동된다.

최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불안정한 전력 공급을 해결하기 위해 전기 에너지를 미리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간대에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일본이나 미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분리막이나 불소계 이온교환막을 사용하는 리튬-이온 전지가 ESS로 활용돼 왔다.

이를 통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미리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간대에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활용될 전망이다.

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김희탁 교수와 신소재공학과 김상욱 교수 공동 연구팀이 값비싼 멤브레인 소재를 비롯해 어떠한 첨가제도 사용하지 않는 물 기반 아연-브롬 전지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멤브레인은 전지 내부에서 음이온과 양이온을 분리시키는 얇은 막으로 전지가 자가 방전을 일으키지 않도록 해주는 소재다.

연구진은 전지의 전극에 멤브레인과 첨가제가 하던 역할을 부여하면서 물 기반 아연-브롬 전지를 상용화할 길을 열었다. 연구진은 전극 표면을 질소가 삽입된 미세기공 구조로 짰다. 이를 통해 멤브레인 등이 없어도 높은 에너지 효율을 낼 수 있는 전지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 개선된 효율성으로 인해 리튬-이온 전지 대비 약 45배가량 저렴하다.

이번 연구를 통해 일본, 미국의 수입에 의존해 온 다공성 분리막이나 불소계 이온교환막을 사용하지 않는 기술로, 해당 기술에 대한 대외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 연구팀은 전해질 내의 이온과 외부 전기회로 사이의 전자를 주고받는 한정된 역할만 수행하던 전극의 기능에 멤브레인과 첨가제가 담당하던 브롬을 포획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멤브레인의 기능을 전극이 담당하게 하는 것이다.

이 전지는 리튬-이온전지의 가장 큰 단점이 발화의 위험을 원천 차단했다는 점도 강점이다. 지난 2017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총 21건의 에너지저장장치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전체 에너지저장장치 시설 1490개 중 35%인 522개의 가동이 중단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KAIST 나노융합연구소, 에너지클라우드 사업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인 다차원 나노조립제어 창의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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