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파로 미세먼지를 뭉치게 해

이효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합공정소재그룹 박사가 ‘미세먼지 잡는 음악’을 선보였다.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음악 속 음파가 미세먼지를 때려 서로 뭉치게 해서 사람 몸에 침투하기 힘들 정도의 큰 덩어리로 만드는 기술이다.

이효수 박사가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은 미세먼지와 전혀 관련 없는 연구를 수행하던 도중이었다. 육각형 탄소 덩어리가 얇은 판을 이루는 차세대 소재인 그래핀을 연구하고 있었던 이 박사는 공기속에 떠다니는 미세먼지가 빛 파장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아 서로 부딪히며 뭉치게 할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떠올리게 됐다. 먼지를 모으면 서로를 약하게 끌어당기는 힘으로 뭉치기 쉬워진다는 기존 연구들도 있었다.

연구팀은 20헤르츠(㎐·주파수의 단위)에서 50㎐ 사이의 음파를 활용했다. 사람 귀에 들리는 가청주파수는 약 20㎐~20k㎐ 사이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기술 성능을 검증했다. 미세먼지가 가득 들어차 있는 챔버 속에 양쪽에서 음파를 가했더니 5분이 지나 미세[먼지가 서로 뭉치며 더 큰 입자로 변해 아래로 가라앉으며 40%가 줄었다.

이 기술은 미세먼지를 뭉치게 해 제거하는 기술이다. 떠다니는 입자라면 모두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불이 났을 때 시야를 가리는 연기도, 환경 문제로 떠오른 물속 미세플라스틱도 제거할 수 있다. 이 박사 팀은 상자 속이 아닌 야외처럼 넓은 공간에서도 실험을 해볼 생각이다. 내년 1월부터 인천 뿌리산업기술연구소 테니스장에 설치해 실증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박사는 음파로 미세먼지를 잡는 기술이 음악과 결합하면 미세먼지를 잡는 환경음악이 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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