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원천차단 시행

15일부터 은행 사칭 대출사기·불법대출광고 스팸문자가 줄어든다. 은행이 보유한 공식 전화번호 20만건과 사전신고된 스팸문자를 일일이 대조해 은행 전화번화와 일치하지 않은 경우 휴대폰으로 수신이 차단되기 때문이다. 사전에 신고되지 않은 스팸문자도 앱을 통해 실시간 걸러지기 때문에 새로운 번호로 스팸번호를 만들어 대출사기를 벌이는 일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개 은행 기준 월평균 약 300만건의 스팸문자가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감독원은 한국인터넷진흥권(KISA), 은행권 등과 함께 대출사기·불법대출광고 스팸문자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 15일부터 시행한다고 14일 밝혔다.

금감원은 국내 시중은행의 본점 부서나 지점 등이 공식보유 중인 약 20만건의 전화번호를 일일이 수집해 사기방지 시스템과 연동시켰다. KISA는 스팸신고를 받은 전화번호를 모아두고 있는데 이 스팸번호와 은행의 공식번호를 대조해 일치하지 않으면 아예 휴대폰으로 해당 문자가 발송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는 휴대전화 단말기에 기본으로 탑재된 '스팸 간편 신고' 기능을 이용해 스팸 문자를 신고할 수 있다. 스팸 문자를 1∼2초 정도 꾹 누르면 나타나는 팝업창에서 '스팸번호로 신고' 항목을 선택한 뒤 '확인'을 누르면 된다.

신고 또는 차단되지 않은 새로운 스팸 문자의 경우 스팸 차단 애플리케이션 '후후'로 은행 발송 여부에 대한 알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후후앱'은 KT와 LG유플러스 이용자는 휴대폰에 기본으로 탑재돼 있다. 금감원이 이번에 제공한 20만건의 공식 번호와 일치하지 않은 경우 "공식문자가 아닐 수 있다"는 안내문이 발송되는 방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스팸을 통해 보이스피싱, 금융 사기, 불법 도박 등 범죄 행위를 막기 위해 빅데이터를 전면 개방하기로 하고 연간 누적되는 스팸 관련 데이터 1억2000만 건을 민간 기업과 공공기관에 제공해 스팸을 차단하고 범죄 예방에 앞장설 예정이다.

문자 메시지와 음성 스팸을 통한 도박 알선, 대출 사기, 주식 사기 범죄는 매년 증가세다. 악성 스팸에 대한 신고 건수는 2016년 712만건에서 지난해 1564만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지난해 신고된 휴대전화 문자 스팸(1702만건) 중에서 도박, 불법 대출, 주식 관련 문자 스팸이 60% 이상(1035만건)을 차지했다.

머지않아 스팸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해 기술적으로 차단하는 해결책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한국거래소 등과 협력을 확대해 솔루션을 개발할 예정이다. 민간 기업들과 대학에서도 스팸을 통계적으로 분석하고 기술적으로 차단하는 대책을 연구할 수 있게 장려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금감원, KISA, 은행연합회, 농·수협중앙회, 15개 은행, 후후앤컴퍼니는 은행사칭 대출사기·불법대출광고 스팸문자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업무협약식을 14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었다. 금감원은 스팸 문자 차단 시스템을 은행권에 먼저 적용한 뒤 저축은행, 캐피탈 등 전 금융권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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