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무보증 전세대출도 감시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한 12·16대책이 발표된 이후 세금·대출·청약·공급 대책을 총망라한 20개 이상의 대책이 쏟아지면서 매매는 얼어붙었고 일부에선 전세가격이 급등했다. 시중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높아진 대출 문턱에 주택 구매를 포기하거나 우회로를 찾는 투자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14일 KB국민, NH농협, 신한, 우리, KEB하나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12·16대책 시행 후 3주(12월 17일∼1월 6일)간의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10조6003억 원으로, 대책 시행 전 3주(11월 26일∼12월 16일)에 비해 11.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담대 잔액 역시 지난해 12월 16일 기준 437조9523억 원에서 이달 6일 437조4616억 원으로 3주사이에 0.11% 줄었다. 매달 2조∼3조 원씩 불어나던 것과 비교하면 흐름이 바뀐 것이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12월 17일 이전에 이미 매매 계약을 맺고 계약금을 치른 경우에는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경과 조치 때문에 규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데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예상보다 대출 증가세가 꺾였다.

금융당국은 대출 규제의 틈새를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일부 지방은행이 무보증 전세대출 상품을 판매하자 당국은 14일 즉각 대응 방안을 내놓았다. 금융위원회는 무보증 전세대출 취급현황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세부 취급 내용까지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택시장은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매는 얼어붙은채 정시 확대와 자사고 폐지 이슈가 겨울방학 이사철과 맞물리며 전세 가격만 뛰고 있다. 강북에선 9억원 미만 아파트 물건이 나오면 빠른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12·16 대책에 따른 시장의 본격적인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시기로 올 봄을 꼽고 있다. 오는 6월 말까지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보유 물량에 대한 한시적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가 이뤄진다. 팔아야 하는 물량은 상당수 봄 이사철에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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