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가 1조6천억-2조 예상

중견 생명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 매각 절차가 시작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이 매각 주간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관심 있는 곳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는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매각 대상은 미국 푸르덴셜인터내셔널인슈어런스홀딩스가 보유한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다.

예비입찰에는 KB금융지주를 비롯해 국내 1~3위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PE), 대만계 푸본그룹 등이 참여했다.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된 KB금융은 그동안 생명보험 인수 의지를 밝혀왔다. KB금융의 '대항마'로 꼽혀온 우리금융은 이번에 불참했다. 사모펀드 가운데 MBK파트너스는 옛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을 인수한 뒤 신한금융에 팔아 2조원이 넘는 매각 차익을 거둔 바 있다.

매각 측은 예비입찰에 응한 곳 중 쇼트리스트(적격후보군)를 선정해 본입찰을 진행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6월 말 현재 자산이 20조1천938억원으로 업계 11위다. 보험사 중 최상위권의 재무건전성을 갖추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의 지난해 3분기 말 순자산(자본총계)은 3조1267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3분기 1465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등 꾸준히 흑자 경영을 이어가며 자본을 쌓고 있다.

보험사 건전성의 주요 지표로 꼽히는 지급여력비율(RBC)은 지난해 9월 말 515.04%로 상당히 우량하다. 비슷한 시기 매물로 나온 KDB생명의 경우 자본규모가 1조원대이고 RBC 비율도 200%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은 150% 이상이다. 입찰가는 약 1조6000억~2조원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펀드 조성으로 자금 여력이 있는 PEF 3사는 다른 PEF사와의 경쟁 우위를 갖기 위해 SI 모색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초 유력 인수 후보로 꼽혔던 우리금융지주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탓에 FI와의 협력을 모색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다.

우리금융지주가 컨소시엄을 통해 뒤늦게 인수전에 참여한다면 KB금융지주도 서둘러 FI와 맞손을 잡을 수 있다. 그렇다면 KB금융지주 컨소시엄 대 우리금융지주 컨소시엄의 2파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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