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기관과 외국인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연일 오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연일 역사적 신고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제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기록을 갈아치우는 일만 남았다. 주당 가격은 이미 역대 최고가를 훌쩍 뛰어넘었지만 기업가치를 의미하는 시가총액은 역대 최고 기록에 못 미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자사주 소각 등으로 인해 발행주식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반도체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지금이라도 매수해야 할지 관심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일단 추가상승을 예상하는 의견이 많다. KTB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업황 호조로 수혜를 볼 전망이라며 이 회사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7만원을 각각 유지했다.

하지만 사실 현 주가를 실적과 비교하면 주가가 실적보다 앞서 있는게 분명하다. 기대만큼 경기회복이 이뤄진다 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 예상치는 반도체 경기가 최정점이던 2018년에 비하면 못 미친다. 2018년 삼성전자 매출은 243조7714억원, 영업이익은 58조8866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매출은 40조4450억원, 영업이익은 20조8437억원이었다. 하지만 이미 주가는 당시 최고점을 넘어섰다. 3년 전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도래했다고 증권가에서 한창 흥분했을 때도 도달하지 못했던 꿈의 가격이다..메모리 가격 상승보다 주가가 더 빠르게 올랐다.

이 때문에 추가 상승보다는 오히려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질 것으로 보고 주가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의견도 적지 않다. 단기간에 증시가 급등한 탓에 차익 실현 매물이 한동안 계속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메모리 업황 반등 조짐에 주가가 올랐다고 하지만 실제 D램 가격은 아직 크게 오르지 않은 상태다. 다만 상승 조짐이 뚜렷한 정도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D램·낸드플래시 가격 폭락으로 실적 악화를 겪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DDR4 8Gb(기가비트) 고정거래가격은 2018년 9월 8.1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2019년 10월 2.81달러로 65% 이상 하락했다. 하락하던 D램 가격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큰 변동없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올 1분기 주요 서버·데이터센터 D램 재고가 정상 수준을 되찾는다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낸드플래시(128Gb MLC) 가격은 지난해 6월 바닥을 찍은 후 12월까지 12% 상승했다.

이미 연초부터 차익 실현에 나선 기관은 매물을 지속적으로 쏟아내는 상황이다. 지난 4분기 코스피200 현물에서 약 6조4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최근 이들 매물이 지속적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기관은 올해 들어 17일까지 삼성전자 보통주를 9177억원 순매도했다.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친 순매도 규모는 기관이 1조265억원에 달한다. 주식을 사들인 것은 외국인과 개인이다. 외국인과 개인은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쳐서 각각 7272억원, 3000억원 순매수했다. 기관은 팔고 외국인과 개인은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