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새 배터리 복합소재개발

국내 연구진이 전기자동차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에너지저장연구단 정훈기 박사팀은 전기차에 탑재되는 리튬이온배터리의 성능을 높여 주행거리를 2배 이상 늘릴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새로운 복합소재를 만든 것이다.

현재 널리 쓰이는 전기차 배터리는 흑연을 음극의 소재로 삼는다. 전지 용량이 적어 휘발유나 경유를 쓰는 자동차보다 주행거리가 짧다. 한 번에 수백㎞를 달리는 장거리 운전 때에는 충전소를 반드시 들러야 하는 불편이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음극 소재로 등장한 것이 실리콘이다. 흑연보다 에너지를 10배 이상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리콘은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 부피가 급격히 팽창하고 용량이 크게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

국내 연구진이 제시한 것은 이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방법이다. 연구진은 물과 전분, 기름, 실리콘을 섞은 뒤 가열해 ‘탄소-실리콘 복합소재’를 만들었다. 탄소-실리콘 복합소재는 대략 황사 입자 크기의 미세한 공처럼 생긴 탄소 안에 나노물질 크기의 실리콘을 집어넣은 것이다. 탄소가 실리콘의 몸집이 커지는 것을 막는 장애물 구실을 한다.

연구진은 새 기술로 기존 음극 소재보다 전지 용량은 4배 늘리고, 500회 이상 충전과 방전을 해도 안정적으로 용량이 유지되는 효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특히 새 기술의 핵심 물질인 전분은 옥수수나 고구마처럼 흔한 재료에서 얻을 수 있는 게 특징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전기자동차와 함께 에너지저장장치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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