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로 사모펀드 업계 위기

알펜루트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일부 펀드의 환매가 28일부터 중단된다. 작년 9월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환매가 연기된 이후로 대규모 환매 연기 사례가 나온 것은 두 번째다. 최악의 경우 환매 중단 규모는 1800억원대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연기는 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의 TRS(총수익스와프) 계약 해지에서 촉발됐다. 한투증권으로서는 알펜루트 펀드를 가장 많이 팔았고, 부실을 우려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나선 셈이다.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불거진 TRS 계약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계약해지에 대응하기 위해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알펜루트는 환매를 중단하고 자산을 처분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다.

TRS 계약은 일종의 자금 대출이다. 증권사가 증거금을 담보로 받고 자산을 대신 매입해주면서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식이다. 자금 규모를 키우고 이 돈으로 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 자금력이 부족한 소형 운용사들의 고수익 투자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대가를 챙길 수 있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 허용되는 것이어서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6개 대형사가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회사는 현재 19개 자산운용사에 대해 2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의 TRS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모펀드와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들은 펀드 자산을 처분할 때 일반 투자자보다 선순위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현재 초대형 IB들이 TRS 계약으로 자금을 대준 운용사는 19곳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자금규모만 2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이다. 계약 해지가 이어질 경우 추가적인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이 벌어질 수 있다.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 요구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줄이 막힌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존폐기로에 섰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단 자금줄이 막힌 헤지펀드 시장은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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