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확보지분 31%대 33%

한진그룹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경쟁에 불이 붙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3자 연합’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선전포고’를 한 가운데 양측이 우호 주주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 전 부사장과 토종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의 3자 연합이 확보한 한진칼 지분은 31.98%다. 이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을 포함한 경영방식 혁신 등을 위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 등에 적극적으로 협력한다고 밝혔다.

3자 연합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은 3자 중심으로 가되, 다른 주주들과의 연합이나 제휴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지난해 한진칼 주주총회를 근거로 KCGI가 최소 10% 이상의 우호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해 한진칼 주총에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 간신히 통과됐기 때문이다. 당시 찬성 65.46%, 반대 34.54%로 연임안이 통과됐지만 한진그룹 내부에서는 의외로 반대표가 많아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의 '반(反) 조원태 연합'으로 인해 오는 3월 한진칼 주총에서 조원태 회장의 대표이사 연임안이 저지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관건은 결국 조 회장의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의결권 행사 여부와 조 회장의 소액주주 일부 포섭 여부다. 지분율 5.31%를 가지고 있는 이명희 고문이 반(反) 조원태 연합에 합류해 의결권을 행사하게 되면 조원태 회장의 대표이사 연임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일단 이명희 고문과 동생 조현민 전무는 조 회장의 우호 지분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원태 회장 측도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및 조현민 한진칼 전무, 델타항공 등의 지분을 합하면 33.45%에 달해 현재로선 어느 측이 확실한 주도권을 쥐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 회장 측도 이밖에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원태 회장 측이 추가로 소액주주들로부터 지분을 포섭하는 데 성공해 경영권을 유지할 수도 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외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방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현재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들은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외부 자문기관의 보고서에 근거한 의결권 행사 가능성이 높다.

지분 4.11%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지지를 얻기 위한 양측의 명분 싸움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3자 연합은 현 정부가 추진해온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경영 투명성 확보 등을 내세우고 있어 국민연금이 어느 쪽에 손을 내밀지 판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한진그룹은 아직 조 전 부사장의 3자 연합이 공식화된 이후에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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