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아트 프로젝트, 앤 베로니카 얀센스·강이연 작가 참여

세계 최정상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BTS)이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 발매를 앞두고 협업한 ‘커넥트, BTS’(CONNECT, BTS) 서울 전시가 막을 열었다. 지난 1월 28일(이하 한국시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 전시관에서 프레스 오픈을 시작으로 국내·외 미술계 주요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개막했다.
 
‘커넥트, BTS’는 지난 1월 1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을 시작으로 독일 베를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미국 뉴욕, 그리고 대한민국 서울까지 전 세계 5개국 22여 명의 예술가와 큐레이터들과 협력하여 개발한 글로벌 프로젝트이다.
 
‘커넥트, BTS’는 전 세계 최고의 현대미술 작가들과 큐레이터들이 '다양성에 대한 긍정', '연결', '소통'에 중점을 둔 방탄소년단이 강조해온 철학과 메시지를 지지하며, 이를 현대미술 언어로 확장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글로벌 현대미술 프로젝트이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음악뿐 아니라 현대 미술이라는 새로운 영역과의 조우를 통해 자신들의 철학과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할 예정이다.
 
서울 전시에서는 영국 출신 작가 앤 베로니카 얀센스(Ann Veronica Janssens)의 대규모 공간 설치 작품과 한국 출신 미디어 아티스트 강이연 작가의 아카이브 전시 섹션으로 구성된다. 전시 현장을 직접 방문하면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준비한 특별한 도슨트를 경험할 수 있다.
 
앤 베로니카 얀센스(Ann Veronica Janssens)는 1956년 영국 포크스톤 출신으로 현재 벨기에 브뤼셀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그는 주로 빛과 색감 그리고 투명하거나 반사되는 표면, 공간 등을 통해 관객들에게 공감각적 경험을 일으키는 작업을 선보인다. 얀센스는 이번 서울 전시에서 '그린, 옐로, 핑크 (Green, Yellow and Pink)'와 '로즈(Rose)' 두 작품을 선보였다.
앤 베로니카 얀센스(Ann Veronica Janssens)의 '그린, 옐로, 핑크 (Green, Yellow and Pink)'

얀센스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활동학 대규모 공간 설치 작품인 '그린, 옐로, 핑크 (Green, Yellow and Pink)'는 공간을 안개로 가득 채우고 빛과 색채에 형태와 질감을 부여해 명상적이고 시적인 공간을 만들어낸다. 안개는 시야를 가로막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스스로를 더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유도한다. 안개가 갖고 있는 가림과 드러냄의 이중적인 속성은 마치 가면을 쓴 것 같은 현대인들의 속성을 보여주는 은유적인 장치다.

안개 가득한 공간을 걷는 행위는 안개라는 가면 뒤에 숨어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연상하도록 한다. 시각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안개 속에서 오히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물리적 거리를 더욱 예민한 감각으로 경험하게 된다. 해 질 녘과 같은, 낮과 밤이 경계를 맞대고 교차하는 순간에는 빛과 색채의 형태와 질감이 극대화된다. 이 같은 경계선은 창작을 증폭시킨다. 이 시대 가장 독창적이고 새로운 음악세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창작정신을 공감각적으로 형상화한다면 그것은 얀센스의 공간일 것이다.
얀센스의 두 번째 작품인 '로즈 (Rose)'

얀센스의 두 번째 작품인 '로즈 (Rose)'는 빨간 방안에 불빛 7개가 별을 만들고 있다. 작품을 통해 관람객은 공간을 따라 이동할 때 손으로 만질 수 있을 것 같은 기하학적인 구조물과 비정형한 대기효과 사이에 존재하는 일곱 개의 빛을 마주하게 된다. 이 작품은 포그스타 시리즈 중 하나의 작품으로 빛이 조각적 형태를 나타내게 하는 안개의 효과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작가는 세상에 대한 경험에 대한 관심을 중점적으로 관람자 자신이 둘러싼 환경 속에서 본인의 인식 과정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강이연의 '비욘드 더 씬(Beyond the Scene)'

강이연 작가는 1982년 한국 출신으로, 프로젝션 매핑이라는 작업을 통해 여러 매체와 공간과의 적합을 시도하여 관람객들에게 공감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강이연은 프로젝션 설치작업을 통해 몰입적인 환경을 창조함으로써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탐구하는 작가이다. 작가는 디지털과 필름이 섞인 혼종적인 영상물을 제작하여 이를 고정적인 스크린을 넘어서는 3차원적 공간과 결합시킨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시공간적인 내러티브는 관람자의 공감각적인 경험을 통해 완성된다.

강이연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15명의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Army·BTS 공식 팬클럽)를 인터뷰한 후 BTS의 군무 움직임을 재해석해 만든 영상을 전시 공간 전체에 투사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강이연 작가의 작품 '비욘드 더 씬(Beyond the Scene)'은 방탄소년단의 주요한 안무에 영감을 받아 그것을 재해석하는 프로젝션 매핑 작업이다. 한 겹의 흰 천 뒤에서 벌어지는 7명의 퍼포머가 얽어내는 안무는 흔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익명성을 띠고 추상적인 형상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이 영상물은 대형 프로젝션으로 공간을 완전히 감싸고 채우면서 한 차원을 넘어서는 듯한 몰입적인 환경을 완성시킨다. 이는 7명의 멤버가 ARMY의 지원과 함께 방탄소년단이라는 하나의 아이콘을 만들어가는 것을 은유한다. 동시에 이 작업은 다양한 방식으로 퍼포머의 준재를 드러내고 감춤으로써 ‘페르소나’와 ‘정체성’ 사이를 넘나 든다.
 
이번 서울 프로젝트는 한국의 이대형 아트 디렉터가 총괄 기획을 맡았으며 직접 큐레이터로 참여했다. 이대형 아트 디렉터는 “‘커넥트, BTS’는 현대미술과 음악의 경계를 넘어 5개 도시를 연결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라며, “22여 명의 예술가들과 큐레이터들이 방탄소년단의 포용적인 철학과 가치에 공감하여 공동으로 전시기획을 실험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번 서울 전시는 오는 3월 20일(이하 한국시간)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배움터 지하 2층 디자인 전시관에서 진행되며 사전예약을 통해 1인 2매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9분 30초 동안 펼쳐지는 강이연 작가의 작품 '비욘드 더 씬(Beyond the Scene)'과 얀센스의 작품 ‘그린, 옐로, 핑크(Green, Yellow and Pink’와 ‘로즈(Rose)’등은 1시간 단위로 입장을 제한한다.
 
‘커넥트, BTS’의 마지막 전시로 뉴욕에서는 2월 4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뉴욕 브루클린 브리지 피어 3(Brooklyn Bridge Pier 3)에서 막을 연다. 세계적인 조각가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가 참여한 미국 전시는 작가의 18㎞의 알루미늄을 제멋대로 구부린 작품 '뉴욕 클리어링(New York Clearing)'을 만나볼 수 있다.
 
양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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