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기아차는 물론 중국 현지 공장들도

현대,기아차 가동 11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여파로 멈춰 섰던 현대·기아차 공장이 11일부터 가동을 재개한다. 당초 예고했던 일정이지만, 중국 부품공장이 휴업 연장 우려를 벗고 생산재개에 들어간 덕분이기도 하다. 우선 현대차는 11일 울산 2공장을 다시 돌려 GV80과 팰리세이드, 싼타페, 투싼 등 주력·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생산을 시작한다. 12일부터는 나머지 현대차 공장도 모두 정상조업에 들어간다.

기아차 역시 예정대로 11일 K시리즈를 만드는 화성공장이 정상 근무를 시작하고, 12일부터는 소하리, 화성, 광주 등 전 공장이 정상 가동될 예정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차량 부품 중 전선과 신호 장치를 묶은 배선 뭉치인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빚어왔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국내 수입품의 87%가 중국산일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다.  쌍용차도 예정대로 12일까지 휴업한 뒤 13일부터 평택공장 문을 열 예정이며 르노삼성차도 예정했던 11∼14일 휴무 뒤 주말을 보내고 17일부터 생산재개에 나선다.

중국의 주요 공장들도 가동 재개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라 멈춰 섰던 중국 주요 생산 공장들도 10일 생산을 재개한다. 공장 가동 재개는 지난 6일 중국 상무부가 업무 복귀를 통지한 영향이 크다. 통지서에서 중국 정부는 "물자 수급에 영향을 받고 있음으로, 10일부터 조업 복귀를 해야 한다"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이날부터 속속 공장 가동을 재개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날부터 생산된 철강을 원료로 제품을 만드는 가공 공장을 순차적으로 재가동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원지 우한 가공공장은 오는 14일부터 재가동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우한을 비롯해 소주, 천진, 성도, 중경, 불산, 우후, 심양, 연태, 장흥도, 길림성, 청도 등에 가공 공장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도 10일부터 장쑤성 쑤저우 소재 가전공장을 재가동하는 것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생산시설 재가동에 돌입한다. 화베이 지구 톈진에 소재한 TV 생산공장은 약 1주 후 재가동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중국 소재 10개 공장 중 지방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톈진, 항저우, 친황다오 등 3개 공장을 제외하고 나머지 공장의 재가동에 돌입했다. LG디스플레이는 IT와 차량용 LCD 디스플레이를 주로 조립하는 난징과 모바일 LCD를 생산하는 옌타이 소재 조립 공장을 이날부터 재가동한다. 배터리 생산 업체들도 중국 공장 생산 재개에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부터 창저우 배터리 조립 공장 가동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 준공한 창저우 공장은 시범 가동을 하던 중 신종 코로나 사태로 최근 운영이 중단된 바 있다.

사태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SK이노베이션이 운영하는 합작사 중한석화는 춘절 기간에도 공장을 가동했다. 해당 공장은 한국인이 아닌 중국 현지 직원들을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LG화학의 난징 배터리 공장도 이날부터 제한적으로 재가동을 시작했다. LG화학은 사태가 확산되자 이달 초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한편 현대·기아차 중국 공장은 공장 방역을 강화하고 생산설비 등을 점검한 후 17일부터 재가동한다.

아직은 여전한 불안

기업들은 생산을 재개하면서도 아직 우한폐렴 확산세가 꺾이지 않은 만큼 사업장에 체온측정장치를 설치하는 등 방역을 최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신종 코로나 잠복기 격리 등으로 인력을 100% 투입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장 재가동 후에도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수요 위축과 부품 및 소재의 유통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부품과 소재, 부자재 조달의 경우 중국 곳곳에 유통상 변수가 산재한 상황이어서 일부 공급망에서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공장 가동은 이달 내 정상화된다고 해도 수요 회복 속도는 보다 더딜 전망이다.

반도체 기업의 경우 공정 자동화 수준이 높고 생산공장도 우한지역과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어 영향이 적었지만 신종 코로나가 반도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여전하다. 디스플레이 업계도 TV 제조사들의 생산량 조절로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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