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의 금융업 진출전략

인터넷 플랫폼 기반의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구글·페이스북이, 국내에서는 네이버·카카오가 대표적이다. 방대한 빅데이터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당장 금융산업부터 격변이 예상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데이터 3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개인정보의 상업적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한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 시장 침투가 본격화되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이 이제 금융권에서 만난다. 양쪽 모두 금융시장에서 어떤 경쟁을 펼칠지 주목된다.

카카오의 금융 산업진출

이미 카카오는 금융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승인했다. 카카오의 금융 자회사인 카카오페이는 최근 바로투자증권의 계열사 편입을 끝내고 카카오페이증권을 출범시켰다. 카카오페이는 메신저 플랫폼의 연결성 등을 바탕으로 향후 소액으로 금융 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소수의 자산가에 편중돼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대중화하겠단 취지다. 국내 최대 메신저 플랫폼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은 카카오페이의 가장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만이 아니다. 카카오는 보험업에도 손을 뻗었다. 카카오페이는 삼성화재와 함께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카카오페이가 사업을 이끌고 카카오와 삼성화재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형태다. 다음 달 초 금융위에 예비인가를 신청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화재의 상품 개발 능력과 카카오의 플랫폼, 카카오페이의 간편 결제 기능이 함께 시너지를 내면 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물론 연내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의 핵심 금융 자회사다. 카카오뱅크는 저금리 대출과 값싼 수수료 등으로 영업과 동시에 인기를 끌며 지난해 기준 누적 고객수 1130만여명을 기록했다.

네이버의 진출계획

카카오에 비해선 늦어졌지만 네이버도 금융 영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네이버페이 부문을 분사한 뒤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세웠다. 전략적 파트너인 미래에셋대우로부터 8000억원 가량을 투자 받았다. 올해 본격적인 영업을 앞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 '네이버 통장'을 시작으로 신용카드 추천·증권·보험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결제 속에서 경험하게 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은행처럼 계좌를 직접 만들 수는 없기 때문에 금융사와 협업해 제휴 통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올해는 작년 매출 대비 4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증권 시장 진출 움직임도 있다. 지난 2018년 상반기 일본에 라인파이낸셜을 세웠고 같은해 6월엔 노무라홀딩스와 합작해 라인증권을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스마트 은행’을 목표로 라인뱅크 설립준비 주식회사를 설립한 바 있다. 네이버는 이미 자회사 라인을 통해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신남방 지역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을 진행 중이다. 네이버는 궁극적으로 양질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출 등 고관여 서비스로 확장해 종합 자산 관리 플랫폼으로 진화해나간다는 목표를 갖고있다. 

빅데이터로 갖는 경쟁력

네이버와 카카오가 모두 금융업에 경쟁력을 가질수 있는 이유는 역시 지난달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이터 3법 개정안이다. 데이터 3법은 금융과 정보통신 등의 산업군에서 개인의 가명정보를 활용하도록 규제를 풀어준 것이 골자다. 금융업 경쟁력의 핵심이 면허장이 아니라 데이터량으로 옮겨간 것이다. 이에 업권별로 보수적인 현상유지를 해온 전통 은행과 증권, 보험회사들이 IT기업들과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벌이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 점에서 메신저 기반의 카카오와 포털 기반의 네이버는 소비자 일상에 가장 근접한 데이터를 갖고 있어 전통적인 금융기업보다 우월하다. 네이버는 1월 3일 기준 검색 점유율이 57.09%(인터넷트렌드 조사)에 달한다. 카카오톡의 모바일메신저 사용 비중도 95%에 달한다. 비교할수 없는 경쟁력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디지털화하고 있는 전통 금융사업에 데이터3법 시행이 맞물리면서 격변기가 찾아오고 있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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