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딩과 ‘공유경제 정의’
클라우딩과 ‘공유경제 정의’
  • 박경만
  • 승인 2020.02.1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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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만 한서대 교수
박경만 한서대 교수

각자도생이 아닌, 공유(共有)에 바탕한 공유경제의 본질은 선(善)하기 짝이 없다. 서버에 의한 중앙집중식 통제나 타인이 배제된 자신만의 것이 아닌, 개인대 개인(peer&peer)의 네트워크로 상호 협력적 소비를 한다. 금융이나 ICT를 포함한 산업 분야에선 클라우딩 컴퓨팅을 통해 이런 ‘공유’의 개념이 작동되고 있다. 이는 컴퓨팅을 위해 굳이 한정된 자신의 PC공간에만 갇히지 않아 좋다. 네트워킹된 모든 컴퓨터에서 자신만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범용’의 공유행위가 그 핵심이다. 일종의 사이버 공유경제인 셈이다. 그곳에선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모든 생각과 경험이 하나로 공유되고, 마침내는 클라우딩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사이버 브레인(brain)이 된다. 그래서 클라우딩 컴퓨팅은 4차산업혁명 성공의 키워드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허나 만사가 그렇듯이, 클라우딩 컴퓨팅 역시 충족되어야 할 조건이 있다. 제대로 된 클라우딩을 구동하고, 이를 통한 경제적 효율성을 담보하기 위한 한정된 입력값이라고 할까. 그 대표적인 것이 클라우드 메커니즘의 신뢰도와 품질, 공정성이다. 말하자면 참여자들이 얼마나 네트워크 정보나 안정성 등을 신뢰하느냐 하는 것이다. 특정한 참여자가 네트워크 상에 과도하게 자신만의 정보를 저장(스토리지)한 나머지 타인의 저장 역량을 축소시켜선 안 된다. 누구나 갖기 쉬운 정보 저장 욕구를 억제하고, 공평한 몫으로 스토리지 공간을 나눠야 하는 것이다. 이는 공유경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현실에선 이런 지당한 원칙을 훼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기심 충만한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더욱 기승을 떨어 클라우딩의 원활한 작동을 방해하는 것이다.

그래서다. 앞으로 IT직종 중에서 클라우드 보안 담당자와 클라우드 용적 전담 관리자(cloud capacity managers)가 가장 유망한 직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말하자면, 클라우드 세계의 교통순경과 공평한 심판자 역할이다. 특히 클라우드 용적 전담 관리자는 그야말로 눈을 부라리며,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양자가 각기 적절한 역할을 하도록 한다. 참여자들이 공과 사를 구분케 하는 감시자이자 조정자인 셈이다. 이를 위해선 일종의 하이브리드 환경을 구축할 것이다. 그 안에서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간의 컴퓨트나 스토리지 수요를 탄력적으로 조정, 분배한다. 그래서 누구나 공평하게 클라우드의 열매를 만끽할 수 있게 하는게 목적이다. 

새삼 따져보면, 공유경제에선 개개인의 삶과 체험이 곧 하나의 시장이다. 그런 ‘체험경제’가 가속화된 시대는 또 다른 인문학적 질문을 던진다. 연결과 접속을 통해 인간의 경험을 어떻게 조직하고 구성할 것인가. 그것으로 인해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어떤 모습의 유기적 피드백으로 어우러질 것인가 하는 것들이다. 특히 클라우드상에선 참여자들 간의 항구적 관계를 유지하며, 각자의 일상적 행위와 라이프 스타일에 기초한 정보를 활용하는 관계기술(R-기술)이 구사된다. R-기술의 전제는 공평하고 공정한 쌍방향 소통과 접속이다. 그 균형이 깨질 경우 R-기술을 발휘하는 능력과 기회 역시 불균등해질 수 밖에 없다. 다니엘 벨은 진작에 “통신에 대한 (원만한) 접속이 자유의 조건이 된다”고 예언했다. 그렇듯 R-기술과 정보 수요의 불균형은 곧 비접속에 의한 부자유로 작동할 것이다. 공정한 컴퓨트와 잘 분배된 스토리지가 클라우드의 필요․충분조건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공유경제의 궁극적 목표 지점은 공정경제다. 공유에 의한 사유화, 독점화를 경계하는 것이다. 클라우드 내지 클라우딩 컴퓨팅 역시 예외일 수가 없다. 종래 시장경제와 같은 전투적 단절이 아닌, 상호의존적이며 공존 지향의 평화로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야 한다. 그러자면 ‘프라이빗’한 이기심보다는 협조, 시스템에 입각한 효용의 공유가 미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접속의 열매를 한껏 만끽하는 소수가 기승을 떨면, 결국 클라우드상엔 먹구름만 잔뜩 끼게 된다. ‘소유’ 중심의 시장경제가 부른 정치, 사회적 갈등과 경제적 분쟁이 다시금 재연될 게 분명하다. 디지털 세상에서 클라우드는 우리네 삶의 모든 부위에 접목된다. 그럴수록 품질, 안정성이 생명이며, 그를 위한 클라우드 대중의 감시와 평가도 필수적이다. 최근 업계 자율의 ‘클라우드 서비스 품질인증제’가 관심을 받고 있는 것도 그런 절박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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