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각국, 연구작업 착수

국내 5G 서비스는 여전히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5G의 전국 커버리지는 아직도 4세대인 롱텀에볼루션(LTE)의 절반가량에 그치고 있다. 5G용 킬러 콘텐트도 양과 질에서 모두 역부족인 상황이다. 그러나 6G 서비스를 준비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LTE의 경우 2011년 상용화됐고, 5G는 사실상 올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LTE에서 5G로 넘어가기까지 8년의 시간이 걸렸다. 아직은 5G 상용화 초기다. 너무 빠르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조기에 움직여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6세대 이동통신 기술

6G는 6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말한다. 1세대 아날로그 음성통화, 2세대 음성과 문자, 저속 인터넷을 거쳐 3세대 이동통신부터 사진·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영상통화 등이 가능해졌으며, 4세대부터 향상된 데이터 전송 속도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가 열렸다. 지난해 4월 한국에서 처음으로 상용화된 5세대 이동통신 기술 5G는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 등의 특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6G는 5G의 연장선에서 기술 개발이 진행된다. 아직 6G가 무엇인지 개념을 정의하고 표준화하는 단계까지 가지는 못한 상태다. 아직 6G의 구체적인 로드맵은 나오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8-10년 이내 6G가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2021년부터 6G 비전 및 개념 정립 작업이 이뤄지고, 2025년부터 표준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6G의 주요 애플리케이션으로는 원격 기술, 모바일 홀로그램 기기, 지연 없는 초실감 VR·AR 등이 꼽힌다. 5G에서 얘기되던 애플리케이션들이 6G에 와서야 제대로 실현될 거라는 예상이다. 통신과 컴퓨팅 간의 융합도 더욱 활발히 이뤄질 거라는 예상도 나온다.

세계의 움직임

세계 각국은 5G에 이은 6G 선점 전쟁을 시작했다. 지난해 4월 스마트폰을 통한 5G가 상용화가 시작된지 1년도 안 돼 세계 각국에서 벌써부터 6G에 대한 준비작업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국방부 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이미 2018년 6G 연구 프로젝트에 착수한 상태다. 지난해 4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G 인터넷 기술의 조기 실현에 대한 기대를 트위터에 언급하며 반드시 6G 선도국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유럽연합(EU)은 5G+와 6G를 연계해 오는 2021년부터 2027년까지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11월 과학기술부·발전개혁위원회·교육부·공업정보화부·중국과학원회 등이 협력해 ‘국가 6G 기술 연구 업무 개시 선포식’을 개최했다. 국가 주도 6G 연구개발을 공식화하고 지난해 11월 6G 연구를 담당하는 2개의 기관을 발족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월 2030년까지 5G 보다 10배 이상 빠른 6G 통신을 구축하기 위해 ‘민관 연구회’를 발족했다. 일본 총무성은 오는 6월 6G 국제 워크숍을 개최해 내년부터 시작할 6G R&D 계획을 알릴 예정이다. 일본의 이런 행보는 한국·미국·중국 대비 5G 상용화 경쟁에서는 뒤처졌지만 6G 시장에서는 기술·특허·표준화 등을 선점해 기기·SW 관련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6G 관련 단말기·장비 제조는 물론 파생되는 新(신)기술·제품·서비스 시장을 선점해 차세대 산업 생태계를 주도한다는 구상이다 핀란드는 2018년 3월부터 향후 8년 동안 약 3000억 원을 투자하는 세계 최초 6G 플래그십 프로젝트 사업을 시작했다.

6G는 어떤 모습일까

국제표준화 기관인 ITU의 5G 표준 최종 승인은 2020년 하반기다. 다시 말해 5G 표준도 아직 진행 중인 상태라는 말이다. 5G가 진정한 서비스로 정착하려면 일러야 2022년은 돼야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내년 정도에 6G 비전과 개념이 정립되고, 표준화는 2025년 이후로 예상된다. 2028~2029년쯤 해당 규격을 상용화하는 국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표준화는 올해 절차에 착수해 비전 수립, 요구사항 정의, 기술 제안, 기술 검증 등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우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제시한 6G의 6대 성능 비전은 초성능·초대역·초공간·초정밀·초지능·초현실이다. 최대 전송속도 1Tbps, 체감전송속도 1Gbps, 지연시간 0.1밀리세컨드(0.0001초), 지상 10km에서도 시속 100km 지원, 오감 인지 기반 몰입형 미디어,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네트워크가 구체적인 내용이다.

6G는 이론적으로 5G보다 10배 이상 빠른 최대 초당 1테라바이트의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6G 네트워크에 인간 두뇌 수준의 인공지능(AI)이 탑재돼, 로봇 등 기계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을 전망이다. 결국 6G 시대에는 사람과 사물·공간·데이터 등 사회 전반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만물지능인터넷 사회가 도래하며 새로운 통신 혁명을 일으킬 전망이다

기업들이 뛰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2030년경 통신을 구현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한 상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각각 6G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삼성전자·LG전자와 ·KT․SK텔레콤 등 ICT 기업 중심으로 2019년 초부터 6G 시장을 겨냥한 선제적 투자가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R&D 전담 조직인 삼성리서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작년 6월 신설하며 6G 연구팀을 비롯한 선행 솔루션팀, 표준연구팀 등을 구성했다. LG전자는 카이스트와 함께 6G 연구센터를 작년 1월 설립해 글로벌 표준화를 주도하고 신규 사업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KT는 서울대 뉴미디어 통신 공동연구소와 6G 통신 공동연구 및 자율주행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작년 6월 체결했다. 비슷한 시기, SK텔레콤 역시 핀란드 네트워크 장비 업체 노키아, 스웨덴 에릭슨과 각각 5G 고도화와 6G 기술 개발에 나서기로 협력했다.

선결조건은 주파수 확보

우리나라 정부도 중장기 6G 연구개발 사업 공청회 개최를 작년 7월 개최하고, 지난해 5월부터 6G 개발을 위해 통신사와 제조사의 업무협약과 국가 차원의 핵심기술 사업이 기획돼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민·관이 9760억 원을 투입해 2021년부터 6G 연구개발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며 세계 최초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28년으로 상정했다. 문제는 이동통신의 속도가 빨라지기 위해서는 차선(주파수)을 늘리거나 차량의 적재량(코덱 기술)을 늘려야 하는데 아직은 둘 다 쉽지 않다는 점이다. 6G를 위해서는 정부부터 어떤 주파수 대역을 사용할 지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6G R&D의 선결 조건은 6G에 최적화된 주파수 확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6G에 필요한 주파수 대역으로 테라헤르츠(THz)를 꼽는다. THz 주파수의 대역폭은 전송속도 100Gbps를 구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5G보다 5배 빠른 속도다. 주파수는 이동통신 서비스의 근간이자 네트워크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통사들은 주파수를 이용해 망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테라헤르츠 주파수는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야 상용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이 필수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은 6G가 2030년에 상용화 될 것으로 예측한다. R&D 기간은 약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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