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서비스 데이터 센터

구글, 서울 리전 가동 개시

구글이 한국을 클라우드 전략 지역으로 꼽고 서울 리전 가동을 시작했다. 구글이 20일 한국에 클라우드 리전을 설립했다. 리전이란 클라우드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데이터센터를 묶어놓은 것을 말한다. 즉 구글이 한국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수많은 서버를 국내에 들여놓았다는 의미다.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

구글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국가나 도시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하고 이를 ‘지역(리전·region)’으로 구분하고 있다. 서울은 인도 뭄바이와 일본 도쿄 등에 이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여덟 번째 리전이 됐다. 현재 대만, 시드니, 싱가폴, 뭄바이, 홍콩 등지에 리전을 세운 상태이며 서울 리전 이후 자카르타에도 리전이 들어선다. 현재 리전은 전 세계 16개국 내 21개가 설립된 상태고 64개 영역으로 운영된다. 구글 클라우드 리전은 가상 서버, 스토리지, 데이터베이스, 데이터 분석, AI·머신러닝 등 GCP 서비스를 제공한다. 리전에서는 유튜브, 지메일 등의 구글 서비스 요청을 처리하진 않는다. 구글은 LG유플러스의 데이터센터를 임차하는 방식으로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일부 국내 기업은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미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음성 인식 서비스 ‘빅스비’에 구글 클라우드를 적용하고 있다. 서울 리전은 구글의 데이터센터가 아닌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이하 GCP) 전용으로 사용된다. 국내에서 구글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가장 많이 쓰고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다. 그중에서도 빅스비 제작팀이 GCP를 통해 빅스비를 실행하고 업데이트한다. 빅스비는 ‘캡슐’로 부르는 앱 내 앱을 무료 제공하거나 판매한다. 이때 데이터 형태를 취합하고 변경하는 데 클라우드를 사용한다.

치열한 한국의 클라우드 시장

구글의 서울 리전 설립은 2016년 설립된 클라우드 업계 1위 AWS에 비하면 4년이나 늦었다. MS도 2017년 서울과 부산에 리전을 개설했다. 이번에 구글까지 서울 리전을 설립하면서 글로벌 클라우드 '빅3' 기업이 모두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두게 됐다. 구글의 가세로 한국 시장을 두고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MS는 올해 부산에 추가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오라클도 지난해 6월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처음으로 마련했다.

해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앞다퉈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것은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2조3427억원에서 2022년 3조7238억원으로 3년 새 58.9%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을 상용화하면서 데이터 이용량도 급증하고 있다.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AI 등을 활용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에 나서면서 데이터센터 수요도 커졌다. 지난달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도 클라우드 시장 확대에 긍정적이다. 정부가 공공 클라우드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도 데이터센터 건립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국 업체가 정부 및 공공기관 등의 공공 클라우드사업을 수주하려면 한국 내에 데이터센터를 둬야 한다.

방어에 나선 국내업체들

국내 업체들은 방어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강원 춘천에 이어 세종에 제2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게임 분야 클라우드에 주력했던 NHN은 금융과 쇼핑 등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KT 등 국내 통신사들은 주로 금융과 공공기관 관련 클라우드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구글 리전과 구글코리아

한국에 구글의 서버가 생겼다는 사실은 큰 의미를 가진다. 조세측면에서도 그렇다. 법인세의 과세 기준은 고정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수익이다. 인터넷 업체의 경우 서버를 기준으로 고정사업장을 평가한다. 지금까지 구글코리아는 한국에 서버가 없다는 이유로 고정사업장이 없는 것으로 인정됐고 한국의 세금이나 규제에서 자유로웠다. 하지만 구글의 서버가 한국에 생겼다고 해서 구글코리아가 한국에 고정사업장을 둔 것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구글은 지난 2018년 한국에 구글클라우드코리아라는 유한회사를 설립했다. 구글 클라우드의 한국 리전은 구글코리아가 아니라 구글클라우드코리아가 운영한다. 구글 본사에서는 클라우드 사업이 별도 회사가 아니다. 그냥 구글이라는 회사가 운영하는 서비스 중 하나이며, 독립적인 사업부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굳이 별도의 회사로 만들었고, 한국에 설치된 구글 클라우드 리전도 구글클라우드코리아의 고정사업장이지 구글코리아의 고정사업장은 아니다. 구글코리아는 여전히 고정사업장이 없다.

한국에서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별도 법인을 설립한 이유에 대해 구글 측은 구글의 클라우딩 서비스를보다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