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타겟 및 접근법 제시 기대

파킨슨병 원인유전자 HSPA9 유전자 발현 저해에 의한 퍼록시좀 감소. HSPA9 유전자 발현저해(siHSPA9) 조건에서 세포소기관 특이적 녹색형광 단백질을 이용한 퍼록시좀 특이적인 변화 (A)와 퍼록시좀 자가포식작용 분석 시스템(B)을 이용하여  퍼록시좀 감소 및 분해를 확인했다. 사진제공=한곡생명공학연구원
파킨슨병 원인유전자 HSPA9 유전자 발현 저해에 의한 퍼록시좀 감소. HSPA9 유전자 발현저해(siHSPA9) 조건에서 세포소기관 특이적 녹색형광 단백질을 이용한 퍼록시좀 특이적인 변화 (A)와 퍼록시좀 자가포식작용 분석 시스템(B)을 이용하여 퍼록시좀 감소 및 분해를 확인했다. 사진제공=한곡생명공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신경계 퇴행성 질환 파킨슨병을 유발할 수 있는 새로운 원인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로,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세포소기관 조절인자가 새로운 표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바이오나노연구센터 이규선 센터장과 경북대 조동형 교수 연구팀이 참여한 파킨슨병 공동연구에서 세포 소기관 '퍼옥시좀'(peroxisome)의 중요성을 규명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세포내 존재하는 퍼록시좀(peroxisome)은 단일막 구조의 세포소기관으로 대부분의 진핵 세포에 존재하며, 소포체로부터 생성되어 주로 지방산의 산화반응이 일어나는 장소로 지방산 분해와 콜레스테롤 대사를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포유류에서는 뇌, 간, 심장 및 폐 조직의 에너지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유전적으로 퍼록시좀 생성과 분해에 문제가 생기면 젤웨거 증후군(Zellweger syndrome)과 같은 선천성 뇌신경계 발달장애로 이어진다. 

젤웨거 증후근은 신생아초기에 심한 근무력증, 높은 이마, 넓은 대천문, 얼굴 중부의 발육부전, 녹내장, 각막혼탁, 백내장, 관절구축, 간비비대, 점상연골발육부전을 보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또한 간세포에서 퍼록시좀은 과산화수소를 물로 전환시켜주는 효소(카탈레이즈)를 다량 보유하고 있어, 알코올 등과 같은 독성물질을 제거하거나, 노화의 원인이 되는 세포내 유해산소를 제거하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선천성 유전자 변이나 노화에 따른 퍼록시좀의 기능이상의 원인 규명, 손상된 퍼록시좀의 회복에 관련된 연구가 선천성 뇌신경계 발달장애 및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성질환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전략의 타겟으로 주목받고 있다.

(A) PD 특이적 돌연변이의 퍼록시좀 감소 회복 효과, (B) 초파리 동물모델에서 체내 퍼록시좀 감소 효과 분석. 사진제공=한국생명공학연구원
(A) PD 특이적 돌연변이의 퍼록시좀 감소 회복 효과, (B) 초파리 동물모델에서 체내 퍼록시좀 감소 효과 분석. 사진제공=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내 연구진 퍼록시좀 감소 규명 

연구팀은 파킨슨병의 원인유전자인 HSPA9 유전자 변이가 산화스트레스의 증가와 세포소기관인 퍼록시좀 감소로 이어져 신경세포 또는 근육 세포의 기능 저하를 통해 파킨슨병 발병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세포소기관인 퍼록시좀 특이적인 자가포식작용(autophagy) 조절을 통해 퍼록시좀 감소가 일어나는 것을 규명했다. 

자가포식작용이란 세포가 다양한 스트레스 조건 하에서 스트레스 원인 요소를 분해, 항상성을 높여 세포 생존에 도움을 주는 세포 내 소화 작용이다. 자가포식은 퇴행성뇌질환 뿐만 아니라, 암, 감염성 질환, 노화 등 다양한 질병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최근 본 공동 연구팀은 자가포식작용이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원인인 독성 응집단백질을 분해/제거 하는 것에 대한 새로운 기전을 규명한 바 있으며, 미토콘드리아 칼슘 항상성의 붕괴가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성질환의 공통원인임을 규명한 바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신경퇴행성질환에서 퍼록시좀의 중요성을 새롭게 제시함으로서, 미토콘드리아와 더불어 세포소기관의 기능이 신경퇴행성질환, 암 및 대사질환에서도 연구가 활발히 수행되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본 연구의 교신저자인 조동형 교수는 “동 연구 성과는 신경퇴행성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퍼록시좀의 기능 유지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라 강조했으며, 이규선 센터장은 “퍼록시좀과 미토콘드리아와 같은 세포소기관의 상호작용과 퍼록시좀 기능 유지에 연관된 다양한 조절 인자들을 동시에 표적으로 하는 신약 개발은 신경퇴행성질환을 비롯한 암, 대사질환 및 노인성 관련 질환 등의 치료제 개발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사진=다음백과사전
사진=다음백과사전

파킨슨병이란?

파킨슨병은 뇌흑질의 도파민계 신경이 파괴되는 질병이다. 도파민은 뇌의 기저핵에 작용하여 몸이 원하는 대로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신경전달계물질로 파킨슨병에서는 도파민의 부족으로 인하여 움직임의 장애가 나타나게 된다. 뇌흑질의 도파민계 신경이 파괴되는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환경독소,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 불필요한 단백질을 처리하는 기능의 이상 등의 가설이 있다.

원인으로는 약 5%의 환자만이 유전성 질환이고, 90% 이상은 모두 특발성입니다. 아직 파킨슨병에 잘 걸리게 되는 위험요인으로 정확하게 밝혀진 사항은 없다.

또한 파킨슨병을 확진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전문의의 진찰소견이 가장 중요하다. 흔히 파킨슨병 '사촌'이라고 불리는 파킨슨유사증후군이 파킨슨병과 구별해야 할 중요한 질병으로 파킨슨유사증후군에는 진행성핵상마비, 다발성신경계위축, 혈관성파킨슨증후군, 정상압뇌수두증 등이 있다. 뇌자기공명영상이나 뇌 PET 촬영 등이 도움이 된다.

치료는 기본적으로 약물치료다. 항파킨슨제제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지만 도파민제제가 가장 효과적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장기간 도파민제제를 사용하였을 경우 후기운동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뇌심부자극술이라는 수술적 치료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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