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부터 5G시장까지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24일(현지시간) 새 폴더블 스마트폰인 '메이트Xs' 등 신제품 라인을 발표했다. 화웨이는 메이트Xs가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보다 성능과 배터리 수명 이 모두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경쟁은 스마트폰 시장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5G 장비시장을 포함해 그야말로 전면전이 시작됐다.

도발하는 화웨이

화웨이가 새로운 폴더블폰 ‘메이트Xs’를 선보이며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보다 성능과 배터리 수명 등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 폴드에 이어 최근 갤럭시Z플립까지 내놓자 견제에 나선 것이다. 메이트Xs는 펼쳤을 때 8인치이며 바깥으로 접는 아웃폴딩 방식으로 전작 메이트X와 동일하다. 화웨이는 메이트Xs가 동급 제품 가운데 가장 빠른 5G 스마트폰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속도 측면에서 메이트XS가 갤럭시 폴드보다 다운링크 88%, 업링크 36% 빠르다는 것이 화웨이측의 설명이다. 배터리 역시 메이트Xs는 7.5시간 유지되지만 갤럭시 폴드는 6.2시간 유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로 인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화웨이는 지난해 5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미국 정부의 제재로 미국 기업들로부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가격은 2,499유로(약 330만원)로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165만원)보다 2배 비쌀 뿐만 아니라 갤럭시 폴드(239만 8,000원)보다도 높다. 화웨이는 메이트Xs를 다음 달부터 중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화웨이는 이날 메이트 Xs 외에도 프랑스의 스피커브랜드 드비알레와 함께 개발한 고성능 스마트 스피커, 태블릿PC인 메이트패드 프로 5G, 각각 14인치와 15인치 스크린을 탑재한 노트북 메이트북 X프로와 메이트북 D도 공개했다.

스마트폰시장의 삼성과 화웨이

화웨이는 메이트Xs를 필두로 삼성전자와 폴더블 스마트폰 경쟁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제품이 개발된 시기를 놓고 보면 메이트Xs의 일부 성능이 더 뛰어날 수밖에 없다는 말도 나온다. 갤럭시폴드는 2019년 2월 처음으로 선을 보였다. 메이트Xs보다 거의 1년 먼저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약점도 분명하다. 구글 기반 모바일서비스(GMS)를 사용할 수 없다. 이는 화웨이가 미국 정부로부터 구글 등 미국 기업과 거래 금지 조치를 당한 데서 기인한다. 업계에서는 폴더블 스마트폰시장 수요가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늘어난다고 본다.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2020년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은 700만 대 수준으로 2019년보다 13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가운데 70% 이상인 500만 대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 폴더블폰시장을 장악하는 것은 스마트폰 전체 시장의 판도를 바꿀수 있는 기회다. 작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2억9510만대였다. 화웨이와의 격차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삼성과 화웨이(2억580만대)의 판매량 격차는 8550만대였지만, 작년엔 5500만대 수준이었다.

5G장비시장의 삼성과 화웨이

삼성과 화웨이의 경쟁 구도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5G 글로벌 장비 시장을 두고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경쟁 구도 역시 심화되는 모양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화웨이가 추격하고 있다면 5G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화웨이를 추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는 31.2%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에릭슨(25.2%)과 노키아(18.9%)의 뒤를 이어 삼성전자는 15%의 점유율로 4위에 올랐다. 전략은 다르다. 삼성전자는 미국시장을 노린다. 삼성전자는 23일 미국 5위 이동통신사업자인 US셀룰러와 5Gㆍ4G 이동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견제로 북미 대신 유럽을 집중 공략하는 화웨이와 대비되는 행보다. US셀룰러가 삼성전자의 장비를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종전에 5G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한 버라이즌ㆍAT&Tㆍ스프린트 등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미국 전역에 5G망을 공급하게 됐다. 이들 통신사 가입자는 미국 전체의 80%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미국 5G 시장의 가장 큰 손이 된 셈이다. 앞서 2019년 12월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캐나다 통신장비 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캐나다 통신사업자 비디오트론에 4G LTE-A·5G 통신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했다.

미국시장이 어려운 화웨이는 삼성과 달리 화웨이는 유럽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에서는 미국과 달리 화웨이에 대해 제한적 허용을 하고 있다. 영국은 핵심분야가 아닌 부문에서 화웨이 장비 점유율을 35% 이하로 허용하는 조건으로 허용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 중 LG유플러스만 5G 장비로 화웨이의 제품을 공급받고 있다.

백악관의 5G회의

세계 주요국가들은 올해 5G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맞춰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4월 백악관에서 5G 회의를 추진할 에정이다. 회의에는 삼성전자와 핀란드 노키아, 스웨덴 에릭슨 등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경쟁업체들만 초청될 예정이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회의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5G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삼성전자에 큰 기회가 될 전망이다. 회의가 열리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화웨이가 여전히 전 세계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압박 영향으로 인한 가장 큰 수혜자는 삼성전자가 될수 있다. 북미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시장이다. 5G 상용화 이전, 삼성전자의 글로벌 통신 장비 시장 점유율은 4%도 되지 못했다. 하지만, 보다폰·도이치텔레콤·텔레포니카 등 유럽 이동통신사는 현재 LTE 시장에서 가격경쟁력과 성능 검증을 받은 화웨이 장비를 활용하고 있다.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