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오늘도 외국인은 '팔자"

 

한국은행의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 소식에 금융시장이 반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때와 비교해도 스와프 규모가 2배다. 오랜만에 주가도 뛰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무려 5%이상 오른 454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오늘도 외국인들은 팔았다. 외국인자금의 매도행진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삼성전자, 외국인매도 집중

코스피의 추락속에 삼성전자의 주가도 연일 하락하고 있다. 오늘 오랜만에 반등했다고 하지만 1월 장중 628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지난 120일 고점에 비하면 아직도 30% 떨어진 수준이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발생한 120일 이후 지난 18일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1년 동안의 주가 상승분을 반납했다. 올해 한때 6만원 고지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삼성전자 주가는 4만원대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주식의 매수세는 여느 때보다 강하다. 개인투자자들은 폭락 장세 속에서도 삼성전자 주식을 줄기차게 사들이고 있다. 3월 들어서는 단 하루를 제외하고 개인들의 순매수, 외국인의 순매도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삼성전자를 두고 외국인과 개인투자자 간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국내 주식시장 비중을 줄이고 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연일 삼성전자를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은 팔고, 개인은 사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19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총 125,205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매도 물량은 개인 투자자가 사들이고 있다. 개인은 연초 이후 1811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금액은 지난 18일까지 무려 62707억원에 달했다. 매일 3천억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운 셈이다반면,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발생한 120일 이후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지난 18일까지 삼성전자 주식 6447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처분한 물량을 개인투자자가 받아내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이유는 국내 증시가 반등할 때 삼성전자의 주가가 가장 먼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마이너스 통장을 내서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했다는 투자자도 많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삼성전자 융자 잔고는 6백만주에 이른다특히 2030세대의 주식투자가 활발하다고 한다. 대마불사에 대한 확신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는 것은 낙폭이 과도하다고 해석하기 때문이다. 업황회복과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외국인 매도의 배경

외국인이 계속해서 팔아치우는 것은 삼성전자의 실적과는 무관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전반에 걸친 현금확보 움직임을 주된 매도이유로 보고 있다세계 주가가 폭락하면 각국 금융기관과 투자자들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들어간다. 해외시장 주식을 판 뒤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를 가지는 것이다. 환율이 급등하는 이유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많이 판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외국인 자금은 패시브 투자 비중이 크다.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이려면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비중을 가장 먼저 줄일 수밖에 없다. 지난 18일 기준으로 코스피지수 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26.43%에 달했다외국인의 패시브펀드 자금은 국내 증시의 하락과 맞물려 개별 종목마다 투자 비중을 줄여나간다. 전반적인 하락장에서 삼성전자만 승승장구하는 사례를 찾기는 어렵다. 세계적으로 서버 수요가 증가하며 반도체 업황 반등이 눈에 보이는 상황에서 한국 시장 비중을 줄이기 위해 삼성전자를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한국 주식시장 비중 축소를 위해서다. 삼성전자를 정리하지 않고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일 때 상대적으로 손해를 덜 보고 팔 수 있는 종목이 삼성전자인 점도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액면분할을 통해 현재 유통주식이 64억 주가 넘어 유동성이 풍부하다. 삼성전자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던 개인투자자가 꾸준히 물량을 받아주며 가격 하락폭도 글로벌 경쟁사 대비 크지 않았다.

 

삼성전자 실적과 주가

무엇보다 코로나19의 영향에도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기대된다반도체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반도체 가격 동향 종합 지표인 DXI지수는 코로나 여파와 무관하게 3월에는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공급 부족 현상까지 거론되고 있다. 업계는 반도체 수요 등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해서는 중장기 관점에서는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분석한다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395793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255억원 감소하는데 그쳤다. 사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사 추정치 평균은 657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늘었다. 지난해까지 반도체 업황 둔화로 실적이 급감했지만 올해 1분기부터는 서버용 반도체 수요 증가와 D램 가격 반등 등이 맞물리면서 작년보다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삼성전자 실적은 2021년까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언젠가 주식은 회복하겠지만 문제는 기간이다. 개인들의 매수만으로 주가 상승이 어어지기는 어렵다,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대가 꾸준히 형성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매 현상이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의 추가적인 주가 하락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매물대 추이를 살펴보면 25000~3만원, 35000~4만원대에 매물대가 강하게 형성돼 있다. 삼성전자 주가의 바닥이 어딘지를 파악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스마트폰과 TV 등 가전기기의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점은 삼성전자 주가에 악재로 꼽힌다. 관심은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세가 언제 멈출지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 눈여겨볼 지표는 환율이다. 과거의 예를 보면 원화가 강세로 전환이 된 후에야 외국인도 돌아오고 그쯤에 시장이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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