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장, 적정 규제로 승자독식 막아야”
“디지털 시장, 적정 규제로 승자독식 막아야”
  • 김향자 기자
  • 승인 2020.03.25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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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무리한 인수․합병, 디지털 플랫폼 자연독점, 데이터 우위 등
사진은 ‘2019월드 IT쇼’ 전시장 광경이며, 본문과 직접 관련없음
사진은 ‘2019월드 IT쇼’ 전시장 광경이며, 본문과 직접 관련없음

빅데이터·AI 시대를 맞아 시장 집중이나 독점 등 공정경쟁을 해치는 시장 행위도 날로 심해지고 있다. 특히 MS나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은 물론, 국내에서도 IT대기업과 거대 디지털 플랫폼의 독점 문제가 IT와 디지털 산업의 건강한 생태계를 해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많은 전문가들은 공정하고 건강한 디지털 기술의 개발과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심각한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산업 발전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적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디지털 플랫폼 독점이 가장 심각
특히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디지털 플랫폼 시장의 자연독점 여부다. 자연독점에 따르는 유틸리티 규제(utility regulation)의 타당성, 실행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또 M&A 제한 등 반독점(anti-trust) 수단과 관련된 문제다. 주로 시장을 향한 경쟁, 혁신 여부에 따라 디지털 업계에서 잠재적 경쟁사를 인수합병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것이다.
사전적 규제, 즉 플랫폼 내의 공정경쟁을 위한 행위 규칙도 규제의 전제 조건이 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별도의 규제 및 전문기관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산업연구원 등 정책 관련 연구기관들에 의하면 독과점이나 시장진입 병목현상을 막고, IT와 디지털산업의 공정경쟁과 발전을 위해선 적절한 규제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빅데이터·AI 시대, 시장 지배적 플랫폼 기업 횡포
디지털 플랫폼 시장의 집중(tipping)이 빅데이터·AI 시대에 점차 심화되면서 최근 디지털 플랫폼 규제에의 논의가 활발하다. 일부 디지털 플랫폼의 위상이 전통적인 네트워크 효과, 범위·규모의 경제에 데이터 우위가 더해지면서 독점적 형태를 띠기도 한다. 특히 빅데이터에서 AI로 이어지는 경쟁우위는, IoT 등으로 연결이 확대되고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가 전산업적으로 확산되면서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시장 지배적인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 새로운 혁신가에 의해 대체되는 현상을 찾기 어렵고, 신규 진입이 부진한 실정이다. 또한 소비자 후생에 초점을 둔 전통적인 경쟁법․규제가 디지털 플랫폼 시장에 적합한지도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특히 시장 지배력이 있는 플랫폼 기업이 비록 저가의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제3자의 시장 진입을 저해해 장기적으로 소비자 및 혁신에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 이에, 빅데이터 · AI 시대에 대비해 기존 디지털 플랫폼 시장의 규제체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적절한 규제로 디지털 편익 극대화해야”
적절한 규제를 통해 디지털 플랫폼이 제공하는 편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르면 클라우드 컴퓨팅과 플랫폼에의 접근이 자유롭고, 창업 및 확장이 쉽게 이뤄져야 한다. 규제를 통해 다양한 플랫폼간의 선택이나, 소비자에 대한 정보제공을 늘릴 수만 있다면, 경쟁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디지털 및 IT업계는 승자독식 경향이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네트워크 효과, 소비자측의 ‘제한적 합리성’을 악용하는 데이터 우위성 등이 장차 IoT 시대에 더욱 심화될 것이란 얘기다. 인터넷 초기 시기까지는 시장을 향한 경쟁이 작동해 왔으나, 2000년대 이후에는 네트워크 효과 및 데이터 우위로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오래 유지되고 있다. 예를 들어 IBM의 컴퓨터 HW 독식이 대표적이다. PC의 범용상품화로 OS를 장악한 MS의 시장을 지배하고, PC의 정보처리기능을 근본적으로 확장한 인터넷에서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 강자가 대두하고, 이들의 시장 지배가 오래 지속 중이다. 나아가, 데이터 우위 및 유망 스타트업 인수가 향후 기술혁신의 파고인 AI에서의 우위로 이어지고 있다. 반면, 이러한 현상에 대응해야하는 규제 당국(및 소비자)은 플랫폼 거대기업에 비해 정보 열위(informational disadvantage)에 있다.

이해관계자 동참 ‘참여적 반(反)독점’ 시스템 필요
이에 규제를 통한 공정경쟁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위해 디지털 플랫폼의 기여·피해에 대한 충분한 증거, 시장의 자연치유 가능성, 잘못된 규제의 피해 가능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또한 시장 지배력을 갖춘 플랫폼 제공자의 반(反)경쟁적 M&A나 킬 존(‘kill zone)등 공정한 시장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장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관련 당국은 빅데이터·AI 시대에 대비하여 디지털 플랫폼의 시장지배력 확대에 데이터가 갖는 영향을 이해하고, 데이터 이동성이나 제3자의 데이터 접근(access)에 관한 규제 등 다양한 대처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반경쟁적 행위가 초래할 수 있는 피해를 파악하는 기준, 수단은 아직 미흡하다는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사안별로 신중히 접근하되, 규제당국의 오류 가능성을 인정하고, 정책의 기획, 추진에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키는 ‘참여적 반(反)독점’ 시스템이 작동해야한다는 주문이다.

김점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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