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는 지원 확대 호소

정부는 LCC(저비용항공사)에 산은을 통해 ▲제주항공 400억원 ▲진에어 300억원 ▲티웨이항공 60억원 ▲에어서울 200억원 ▲에어부산 3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달 중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 추가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업계는 더 확대된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항공협회 지원호소

한국항공협회는 이날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에 추가 지원책을 요청하는 ‘항공산업 생존을 위한 호소문’을 보냈다. 협회는 “국적 항공사들이 보유한 비행기 374대 중 324대가 멈춰서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정부에 전체 항공사에 대한 무담보 저리대출과 항공기 재산세 면제 등을 요청했다.

항공사들의 실적악화는 심각하디. 미주·유럽·아시아 등 주요 노선은 폐쇄되거나 대거 감편됐다. 실제로 지난달 국제선 여객 수는 41만5736명으로, 코로나19가 퍼지기 전인 올해 1월(530만4006명)과 비교하면 92%나 급감했다. 월간 운항 편수도 두 달 사이에 2만편에서 6000편으로 쪼그라들었다. 여기에 국내 항공사들은 사용하지도 않는 비행기 임차료로 매달 1000억원을 쏟아붓고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양대 대형항공사(FSC)들은 지난해 비행기 운용 리스료로 각각 3600억원, 5100억원 등 8700억원을 해외 리스업체에 지불했다. 운용 리스료는 항공사들이 리스업체로부터 비행기를 빌리며 내는 비용이다. 비행기를 빌리는 대신 직접 구매하는 비중이 높은 대한항공의 금융 리스료까지 더하면 양대 항공사가 매년 내는 리스료는 1조원을 넘어선다.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까지 더하면, 9개 국내 항공사들이 올해 납부해야 하는 비행기 리스료는 올해 1조5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비행기를 정리하는 항공사도 나오고 있다. 이미 최근 비행기 두 대를 예정기한보다 두 달 먼저 리스업체에 반납한 이스타항공은 이번엔 비행기 21대를 11대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수습 부기장 80여명에게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을 통보했다. 또 750명을 정리해고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전체 승무원을 대상으로 단기 희망휴식 신청을 받는 등 자구책을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희망퇴직을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하기도 했다.

아시아나 항공매각 절차는 중단

아시아나항공 매각도 '암초'를 만난 상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HDC현산은 오는 7일 아시아나항공 1조4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했지만 무기한 연기했다. 당초 HDC현산이 1조4700억원을 유상증자하면 이중 1조1745억원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의 차입금 상환에 사용될 계획이었다. 산은과 수은은 아시아나항공에 총 1조6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집행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영업손실 4437억원, 당기순손실은 8179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최근 운항률은 7.6%까지 떨어진 상태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3일 오후 기준 3450원으로, 작년 말 5500원선에서 40%가량 급감했다. 시가총액도 같은 기간 1조2000억원에서 7601억원으로 36%가량 증발했다. 이는 당초 HDC현대산업개발이 제시한 인수대금 2조5000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현 시점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할 경우, 인수액의 10%인 계약금 2500억원을 포기해야 한다. 협상을 파기하지 않은 채 가격 조정을 통해 적정 인수가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HDC현산이 산업은행에 가격 조정과 함께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 상환일정 유예나 신규 금융 제공 등을 요청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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