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광고부터 구독자 경쟁까지

국내 양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카카오의 진화가 계속 진행중이다. 사업이 확대되면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전선도 확대되고 있다. 포털과 메신저라는 기존 영역에서의 경쟁을 넘어 이제는 다양한 서비스를 묶는 구독 영역에서 치열한 경쟁을 앞두고 있다. 양사 모두 이용자를 묶어 시너지를 키우는 '플랫폼 락인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네이버, 스마트채널 선보인다

네이버가 모바일 앱에 새로운 광고 상품 ‘스마트채널’을 선보인다. 카카오의 ‘톡 비즈보드’와 비슷하게 모바일 앱 상단에 위치하는, 맞춤형 광고다. 스마트채널은 뉴스·연예·스포츠 판의 최상단에 노출되는 상품으로, 네이버 앱 메인 화면 검색창 하단에 있는 광고 ‘스페셜 DA’와 동일한 사이즈다. 특히 모바일 앱 메인 화면 검색창 하단과 뉴스·연예·스포츠 판 상단에 동일 광고를 동시에 노출할 수 있게 해 광고 효과를 극대화했다. 광고주는 예산과 일정에 따라 노출보장형과 성과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이용자의 인지와 관심, 구매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를 광고와 검색, 쇼핑으로 연결하는 통합 마케팅 플랫폼이 되겠다는 목표다. 네이버가 이 같은 형태의 신규 광고 상품을 출시한 데에는 경쟁사인 카카오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의 스마트채널 출시로 모바일 광고 시장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실적비교

네이버는 올해 1·4분기 전분기 대비 27.7% 증가한 2,215억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웹툰과 쇼핑 부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비대면 문화와 맞물려 큰 성과를 거둔 덕이다. 하지만 광고 부분 매출은 대형 광고주들의 마케팅 예산 축소로 전분기 대비 16.2% 감소한 1,440억원에 그쳤다. 카카오가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것과 상반된 성적표다. 카카오는 올해 1분기 매출이 8684억원, 영업이익은 88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카카오는 광고·쇼핑 등 카카오톡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모든 사업을 통칭하는 ‘톡비즈’ 사업부문에서만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매출 2,247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의 광고 성과를 이끈 1등 공신은 지난해 새롭게 출시한 톡보드다. 톡보드는 카카오톡 채팅 목록 탭의 상단에 위치한 배너형 광고상품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이용자별 맞춤형 광고를 통해 광고도 콘텐츠라는 인식을 심어준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이다. 또 기존 배너광고 대비 높은 구매전환율을 기록하면서 광고주들의 호응을 이끌었고 그 결과 현재 누적 집행 광고주 수가 5,400개를 넘어섰다. 카카오는 올해 톡비즈 부문의 매출 50% 성장과 1조원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

 

주가도 차별화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네이버보다 높여잡고 있다. 시장을 선도해온 네이버보다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카카오의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1일 현재 카카오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24만3833원으로 네이버의 목표주가 컨센서스 23만3909원보다 높다. 카카오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1개월 전 대비 13% 올랐지만 네이버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1개월 전 대비 3% 오르는 데 그쳤다. 올해 들어 주가수익률도 카카오가 네이버보다 배 이상 높다.

카카오의 모든 비즈니스는 언택트를 기반으로 한 사업이다. 모바일 광고, 커머스, 페이, 웹툰, 금융이 모두 그렇다. 카카오는 특히 광고, 전자상거래 등 톡비즈부문과 모빌리티, 페이 등 신사업부문 성장이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 유료회원제 출시

기본은 물론 구독자 경쟁이다. 네이버는 다음달 1일 유료 회원제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출시한다. 멤버십 가입의 큰 이점은 쇼핑이다. 네이버는 자체 결제 시스템인 '네이버페이(NPay)'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여러 프로모션을 통해 포인트 적립을 많이 해주지만 기본적으로 구매 금액의 1% 정도를 적립 포인트로 받는다. 여기에 멤버십 가입자는 기본 구매 적립 외에 결제금액 20만원까지 4% 추가 적립이 제공된다. 그 이상의 금액에 대해서는 추가로 1% 적립된다. 물론, 추가 적립 외에 프로모션으로 제공되는 포인트와 적립 등의 혜택도 추가로 받는 것이 가능하다. 회원제 서비스 도입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여부가 관심사다. 서비스의 성패 여부는 다른 플랫폼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카카오는 구독플랫폼 신규개발팀 'STF'의 개발자 채용에 나섰다. 예상되는 사업모델은 콘텐츠 구독이다. 카카오는 이미 지난 2016년 맞춤형 콘텐츠 플랫폼 '딜리버리'를 출시한 바 있다. 연예와 스포츠, 스타일, 여행맛집 등 8개 카테고리에서 관심분야의 정보와 뉴스를 검색하지 않고 자동으로 받아보는 것이 특징이었다.

개인화된 맞춤형 콘텐츠를 통해 일방향으로 콘텐츠를 유통하는 네이버에 대항해 차별화를 두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웹툰 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와 국내 1위 음원스트리밍 서비스 멜론, 모빌리티 서비스 카카오T와 카카오택시 등 다양한 영역의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어 연계 시너지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구독자 확대를 통한 이커머스 전략

네이버가 커머스 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자사 테크핀 서비스와의 시너지 창출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포인트 등의 소비자 혜택 확대를 통해 네이버쇼핑 가입자 및 사용자가 늘면 늘수록 네이버페이 거래액이 증가한다.

카카오 역시 언택트 문화 확산에 따라 커머스 사업 공략에 한창이다. 카카오톡을 통해 지인들에게 교환권, 상품 등을 선물할 수 있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주문 생산 기반의 카카오메이커스 외에 카카오톡 기반 공동구매 톡딜, 카카오톡 내 쇼핑 플랫폼 톡스토어까지 커머스 사업 영역이 확대된 상태다. 기존 커머스 업체들과의 정면대결 보다는 카카오톡을 통한 쇼핑이라는 차별화 포인트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라이브 커머스시장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는 경쟁하고 있다. 방식은 약간 다르다. 네이버는 자사 쇼핑 플랫폼을 사용하는 판매자에게 생방송으로 상품을 팔 수 있게 만드는 방식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해 공동구매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한다. 네이버는 지난 3월부터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에게 '라이브 커머스 툴'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 툴'은 오프라인 판매자들이 실시간 라이브 영상을 통해 상품을 소개할 수 있는 기능이다. 롯데아울렛 파주점이 네이버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아디다스 창고 털기를 진행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안에 32만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이 라이브 커머스 툴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카카오 쇼핑 자회사인 카카오커머스는 지난해 10월부터 '톡딜 라이브'라는 생방송 판매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확대되는 전선

카카오와 네이버는 테크핀 분야에서도 경쟁하고 있다.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또 카카오페이를 통해 증권서비스도 운영하고 있어 연계 상품이 무궁무진하다. 이밖에도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M의 '숏폼 영상콘텐츠'와 유명 한류스타 콘텐츠와의 연계 가능성도 제기된다. 카카오는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만들 계획도 제시했다. 네이버도 테크핀 영역에서의 확장을 선언한 바 있다. 네이버 파이낸셜은 지난해 11월 분사 이후 미래에셋으로부터 80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네이버 통장을 시작으로 신용카드 추천·증권·보험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결제 속에서 경험하게 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의 인력 충원과 조직개편에 나서면서 블록체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블록체인 서비스 경쟁도 펼치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모바일 메신저 ‘라인’ 및 ‘카카오톡’과 각각 연동된 암호화폐 지갑 ‘라인 블록체인 월렛’과 ‘클립’의 출시 시점이 맞물린다. 업계에서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 아이디로 로그인 및 실명인증(KYC) 할 수 있는 암호화폐 지갑 ‘라인 블록체인 월렛’ 출시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9년 4·4분기 기준으로 ‘라인’ 월간활성사용자(MAU)는 일본 현지 8300만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네시아 등 총 1억6400만에 이르기 때문이다. 한편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는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카카오 그라운드X도 최근 자체 개발·운영하는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기반 서비스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기업간 제휴도 경쟁

네이버는 최근 일본 자회사 'J 코퍼레이션'과 라인을 통해 300억엔(약 3300억원)을 투입해 일본 현지 배달업체 데마에칸 주식회사의 지분 약 60%를 확보했다. 이미 일본에서 확고한 메신저로 자리잡은 라인을 이용한 배달 서비스 '라인 데리마'를 운영하고 있는 네이버는 이번 행보로 일본 배달시장에서의 지배력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카카오는 국민메신저 '카카오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B2B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카카오는 최근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해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과 디지털 사업 협력을 위한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MOU를 통해 다수의 카카오 플랫폼이 올 하반기 내 에버랜드에 접목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대한항공, 한국철도공사와 MOU를 맺으면서 이미 B2B 시장의 확장을 시작했다. 또 데이터 분석을 제공하는 '카카오i 인사이트', 기업용 메신저 '카카오 워크' 등도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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