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선두 다툼, 한국도 2028년 상용화 목표로 박차

6G 시대 선점을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뜨겁다. 사진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렸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 참가한 한 기업체의 부스로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사진=김홍기 기자
6G 시대 선점을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뜨겁다. 사진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렸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 참가한 한 기업체의 부스로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사진=김홍기 기자

초고속통신 ‘5G’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주요국들 간엔 이미 6G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뜨겁다. 6G가 상용화되면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통신은 사라지고 홀로그래피와 인간의 오감을 통합하는 기술을 통해 먼 거리에 있어도 한 자리에 있는 것처럼 소통할 수 있다. 또한 3차원 영상의 실시간 전송을 실현하고 미각, 촉각 등 감각 정보도 전달이 가능하며, 모든 사회 활동이 가정 내에서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6G는 또 큰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기 때문에 통신 커버리지가 넓어질 뿐만 아니라 고도도 높아져 시속 1,000km 이동체에서 통신이 가능하며 바다나 산간 등 통신 사각지대를 없애준다.

큰 주파수 대역, 통신사각지대 없애
국제 컨설팅 및 회계법인 딜로이트에 따르면 금년 말이 되면 세계 1,000개 이상 기업이 공장이나 항만, 물류센터 등 산업현장에 5G를 도입할 것이며 2030년대에는 6G가 완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표준화기구 ITU의 5G 표준 최종 승인이 2020년 하반기 이뤄질 예정으로 아직 5G 표준화가 진행 중이지만 2021년에는 6G 비전 개념을 정립하고 2025년 이후 표준화를 확립할 전망이다. 2028~2029년경엔 6G 규격을 상용화하는 국가가 등장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6G 기술이 가져올 미래 혁신적인 모습과 추진 일정이 점진적으로 가시화되면서 세계 각국도 차세대 이동통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 ‘반드시 6G 선도국 돼야’ 발빠른 움직임
미국의 경우 6G 시장 선점을 위해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이 5G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동시에 6G 시장에서의 리더 역할을 강조하는 발언이 이어지며 차세대 이동통신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관련 업계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5G에 이어 6G 기술을 조속히 선보여주길 기대한다”고 트위터에 언급하며 자국 기업의 연구개발 노력을 촉구했다. 또 6G 인터넷 기술의 조기 실현에 대한 기대를 언급하며 반드시 6G 선도국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FCC는 장기적으로 6G에 이용될 가능성이 큰 ‘테라 헤르츠(HZ)파(95기가헤르츠∼3테라헤르츠)’ 주파수 대역을 연구용으로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2018년부터 6G 연구개발에 착수했으며 관련 기초 연구는 2017년부터 준비했다. 2017년 미국 오스틴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NI WEEK 2016’ 키노트 현장에서 6G 선행 연구 프로젝트를 시범보였다. 6G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통신 용량이나 주파수, 연구 방법론 등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당시 5G를 상용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6G 선행연구에 착수했다는 점에 이목이 집중되었다. 

중국 ‘미래 통신시장 표준 주도권 우위’ 목표
중국도 미국을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정부 주도하에 전담연구팀을 출범하며 6G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G 상용화 직후 ‘국가 6G 기술 연구개발 추진 업무팀’과 ‘전문가팀’을 각각 출범하여 국가적인 6G 기술 연구개발을 공식화한 것이다. ‘국가 6G 기술 연구개발 추진 업무팀’은 6G 업무 관련 부처 관계자들로 구성되었으며 6G 연구개발을 이끄는 정책을 수립, 시행한다. ‘전문가팀’은 연구기관 및 기업에서 차출된 37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었으며 6G 연구 방향 건의와 기술적 검증 업무를 담당한다.
이들 두 팀의 협업을 통해 6G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개발 방안과 핵심 기술 개발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5G 서비스가 공급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뤄진 중국의 이 같은 발빠른 조치는 국가 주도로 기술과 정책을 조기에 준비해 미래 통신 시장 표준 주도권에서 우위 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중국공업정보화부 IMT-2020(5G) 추진팀은 2020년부터 6G의 본격 개발에 착수하여 2030년에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6G 연구개발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중국은 100Gbps 이상의 전송속도로 6G를 구현하여 5G 핵심 기술인 사물인터넷(IoT)에서 나아가 만물인터넷(IoE)을 실현해 사물과 사람, 데이터, 프로세스 등 연결 가능한 세계의 모든 것을 인터넷과 연결할 계획이다. 또한 화웨이, 차이나모바일, 칭화유니그룹 등 주요 기업도 6G 연구팀을 구성해 기술 개발에 착수하거나 반도체 칩 개발에 나서는 등 6G 시장 주도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Beyond 5G 추진전략’
일본은 이른바 ‘Beyond 5G 추진전략’을 세우는 등 5G 다음 세대인 ‘Beyond 5G’의 원활한 도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국제 경쟁력 강화의 필수 과제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국이나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주요국보다는 5G 상용화 시기가 늦었지만 5G를 이을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또 6G 관련 단말기, 장비 제조는 물론 파생되는 신기술과 신제품,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여 차세대 산업 생태계를 주도한다는 구상이다. 일본은 2019년 말 발표한 새로운 종합경제대책에서도 5G의 다음 세대에 해당하는 ‘포스트 5G’ 지원 방안을 포함시키며 차세대 통신 산업 육성 의지를 적극 표출한 바 이다. 종합경제대책은 차세대 5G 관련 제품과 서비스에 탑재하는 반도체 시스템 개발을 집중 지원하는 동시에 2,200억 엔 기금을 조성해 일본 기업의 연구개발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 골자다. 

한국, ‘첫 5G 상용화’ 저력 바탕, ‘6G 시대도 선도’ 의욕
우리나라는 이런 국제적 움직임에 대비하기 위해 6G 시대 선도를 위한 구체적 방향을 설정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4G LTE 상용화 다음해인 2012년부터 이미 5G 통신 비전을 수립한 만큼 최근 6G를 전망하며 적극 이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세계에서 처음으로 5G를 상용화한 우리는 그런 저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최고 5G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5G+ 전략 수립과 이행을 위한 실무위원회 조직, 핵심내재화 사업 등 후속 조치 사업을 적극 밀어붙이고 있다.
또 ‘중장기 6G 연구개발사업’과 6G 핵심기술개발사업 기술성 평가, 국제공동연구 협력 체결 등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 대응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엔 6G에 걸맞은 6대(초성능, 초대역, 초공간, 초정밀, 초지능, 초현실) 성능 비전(KPI)을 세계 최초로 제시하며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대 전송속도 1Tbps, 체감전송속도 1Gbps, 지연시간 0.1msec(0.0001초), 지상 10km에서 시속 1000km 이하 지원, 오감 인지 기반 몰입형 미디어, AI 기반 지능형 네트워크 등을 구축, 실현한다는 목표다.
또 100㎓ 이상 초고주파 대역을 지원하는 국산 무선(RF)부품을 개발해 부품 국산화를 통한 통신 자립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 LG전자, KT, SK텔레콤 등 전자 및 통신업계도 이미 2019년 초부터 6G 시장을 겨냥한 선제적 투자에 적극 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담 조직인 삼성리서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신설, 6G 연구팀을 비롯한 선행 솔루션팀, 표준연구팀 등을 구성했다. LG전자는 카이스트와 함께 6G 연구센터를 설립하여 글로벌 표준화를 주도하고 신규 사업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KT는 서울대 뉴미디어 통신 공동연구소와 ‘6G 통신 공동연구 및 자율주행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핀란드 네트워크 장비 업체 노키아, 스웨덴 에릭슨과 각각 5G 고도화와 6G 기술 개발에 나서기로 제휴를 맺었다.

김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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