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 클라우드’ 흐름 속, 퍼블릭 클라우드 기능 ‘접수’ 솔루션 출현 등

사진은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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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IT업계에선 새삼 프라이빗 클라우드로의 ‘귀환’이 거론되고 있다. 애초 기업의 클라우드 전략은 애플리케이션 현대화와 마이그레이션을 최우선으로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한 데이터 정보 포맷이라고 할 컨테이너나 서버리스 컴퓨팅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 퍼블릭 클라우드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가상화와 자동화, 셀프서비스, 용량 계획 등도 모두 퍼블릭 클라우드에 구현된 기능이다. 그 과정에서 서버에 소프트웨어를 직접 설치하는 온프레미스 방식의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뒷전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은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퍼블릭 클라우드로 옮기고, 프라이빗 클라우드엔 단지 한물 간  맞춤형 애플리케이션만 모아서 호스팅하는 곳으로 전락하다시피 했다.

한물 간 앱 호스팅 공간 너머 ‘변신’?
그러나 최근엔 이런 흐름에 다소나마 변화가 생길 조짐이다. 우선은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퍼블릭과 프라이빗, 그리고 엣지 클라우드까지 통합된 멀티클라우드 세계에서 같은 반열의 역할자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른바 ‘분산 클라우드’가 점차 보편화되고 있는 것이다. 노골적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로의 복귀를 계획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컨설턴트 기업인 IDC 조사에 따르면 IT 의사결정권자 중 80%는 이미 데이터나 앱을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온프레미스나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으로 다시 마이그레이션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최근의 기술 동향이나 시장 일각의 상황 변화도 이런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개별 기업으로선 더 이상 남의 퍼블릭 클라우드를 복제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특히 기술환경의 변화가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예를 들어 최근 들어선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가 자사 퍼블릭 클라우드의 최첨단 기능을 온프레미스나 코로케이션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바로 배달하는 솔루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마치 고객들에게 DIY(Do It Yourself)의 매뉴얼을 보급하는 것과도 같다. 
이미 2018~2019년부터 차례로 출시된 아마존 아웃포스트(OutPost),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스택/애저 아크(Azure Stack/Azure Arc), 오라클 클라우드 온 커스터머(Oracle Cloud on Customer) 등이 모든 그런 것들이다. 이들은 퍼블릭 클라우드의 영역을 벗어난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의 파이를 키울 요소들로 평가된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귀환’ 촉진할 솔루션 대거 출시
물론 아직은 감히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퍼블릭 클라우드의 품을 완전히 떠나기엔 역부족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로선 하이퍼 스케일한 퍼블릭 클라우드에 맞먹는 인프라가 프라이빗 클라우드엔 없다는 점이 문제다.
퍼블릭 클라우드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즉각적인 프로비저닝 기능과 자동화, 셀프서비스가 필요하다. 기업 내의 한 IT부서로선 이를 통해 수백 가지 애플리케이션을 처리해야 할판이어서, 감당키 어렵다.
또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는 해당 플랫폼 상에서 혁신을 수행하는 수많은 개발자가 있어서 머신러닝과 AI를 이들 서비스에 통합하고 있다. 개별 기업 IT부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자원이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또 퍼블릭 클라우드처럼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에게 클라우드 네이티브 앱을 구축할 때 사용하는 것과 같은 개발 환경, 툴체인, 자동화된 배치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 개발자가 사용하는 언어로 서비스 카탈로그도 필요하고, 가능한 한 마찰 없는 프로세스를 생성할 수 있도록 돕는 API도 있어야 한다. 단위 기업 IT 부서로선 엄청나게 버거운 일이다. 그래서 “개별 기업이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퍼블릭 클라우드) 컴퓨팅 방식을 흉내 내려는 유혹을 이겨내야만 한다”고 경고까지 한다.

“아직은 시기상조…넘어야 할 산 많아”
그러나 기업의 클라우드 전략의 기본은 원활한 데이터 처리와 이동, 응용이다. 퍼블릭 클라우드냐, 아니면 그냥 서버에 SW를 저장하는 온프레미스냐를 가리지 않는다. 그저 적합한 플랫폼에서 워크로드를 실행하면 되고, 퍼블릭 클라우드와 동등한 기능성만 있으면,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제공할 수도 있다. 클라우드 전문업체인 P사 관계자도 “기업들의 데이터센터가 대부분 없어질 날이 멀지 않았는데, 트렌드라고 할 순 없지만 이미 클라우드 앱이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귀향’하는 현상은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는 달리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많다. 일부 기업이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성능이나 규제, 데이터 부담 등의 이유로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복귀시킬 수는 있지만, 전면적인 복귀는 예외적인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또 클라우드 컴퓨팅 초기와는 달리 이제 첨단화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든다는 얘기다. 이처럼 전문가들 간에도 시각이 엇갈리는 가운데, 프라이빗 클라우드로의 귀환이 또 하나의 트렌드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김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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