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과의 합작은 쉽지않아

'제로 금리' 시대다. 국내 기준금리는 연 0.50%,. 역대 최저치다. 아직까지 은행들의 주요 수익원은 이자다. 변화가 필요하다. 원스톱 자산관리와 디지털 전환은 필수적이다. 국내 핀테크·스타트업의 성장과 함께 기존 금융회사와의 협업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 은행들도 국내 IT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코로나 19사태로 디지털 금융 확산은 가속화되고 있다.

 

보이스피싱과의 IT전쟁

시중 은행들은 IT 기술을 활용해 보이스피싱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경쟁적으로 새로운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하는가 하면, 스마트금융 서비스에 보이스피싱 예방 기능도 속속 탑재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오는 8월까지 ‘보이스피싱 사전예방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보이스피싱 정황 발생시 해당 정보를 신한은행 모니터링 시스템에 전달해 피해를 예방하는 개념이다. 보이스피싱 사전예방 서비스는 스마트뱅킹 앱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4월 1일 신한은행은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를 모니터링하는 ‘안티-피싱 플랫폼’의 정식 운영에 들어갔다. 안티-피싱 플랫폼에는 고객정보, 의심거래정보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지난해 8월 우리은행은 스마트폰에서 보이스피싱 악성 앱을 찾아내는 솔루션을 스마트뱅킹에 적용했다. 우리은행이 선보인 보이스피싱 악성앱 탐지 서비스는 악성앱으로 접수된 앱이나 출처를 알 수 없는 앱을 자동으로 탐지해 스마트뱅킹을 이용한 보이스피싱을 예방하는 서비스다. 같은 달 IBK기업은행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보이스피싱을 실시간으로 차단하는 앱 'IBK피싱스톱'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앱은 통화 도중 보이스피싱 사기 확률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경고 음성과 진동으로 알려준다. 올해 3월 KB국민은행은 기존 보이스피싱 예방 시스템을 발전시킨 '신(新) 모니터링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 시스템은 금융거래 패턴과 자금 흐름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보이스피싱 징후를 탐지해 금융사기를 예방한다.

 

보안에 아직 치중된 은행의 IT 기술활용

IT 기술을 활용한 은행들의 보이스피싱과의 전쟁은 IT 기술도입을 통한 은행의 경쟁력 제고를 의미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보안에 아직 치중된 은행업계의 IT 기술 도입 한계를보여주기도 한다. 핀테크 업무는 말 그대로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하는 모든 금융 업무다. 핀테크 산업은 모바일지급 결제, 외화 송금, 금융 플랫폼, 개인 간 거래(P2P), 대중투자(크라우드 펀팅), 개인자산관리, 보안 인증, 금융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다. 그러나 이 모든 핀테크 업무에서 은행이 주도적으로 IT를 활용하고 있지는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인력도 그렇다. 2019년 기준 실제로 금융권에서 이뤄진 핀테크 부문 신규채용은 2018년 대비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은행권에서는 선호하는 인력은 보안업무 등 당장 배치해서 성과를 얻을수 있는 IT 인력이었다. .

지난해 핀테크 고용인력은 2018년 대비 63명 줄어들어 총 1987명으로 조사됐다. 은행에서 879명으로 가장 많이 채용했으며, 그다음으로 여신전문이 520명으로 집계됐다.

 

디지털 전환 고민하는 은행들

은행의 디지털 전환은 하면 좋은 일이 아니라 필수적인 일이다.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고도화로 직원들의 단순 반복 업무를 줄여야하고 대면으로만 처리가 가능했던 업무를 비대면으로 옮겨야 한다. 핀테크 플랫폼에 금융 상품을 제공하는 것도 유통 채널을 높이고 추후 부가적으로 금융 상품을 팔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의 수익 구조는 변화가 필요하다. 더 이상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로 돈을 벌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자이익 중심의 은행산업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특히 디지털 전환은 마이너스 금리를 대처하기 위한 주요 수단이다. 모바일 뱅킹의 활성화는 지점 영업 채널을 축소해 비용을 절감함과 동시에 지급·결제 사업으로 은행 거래량을 높일수 있다. 핀테크 기업(카카오페이, 토스, 뱅크샐러드 등)과 금융권의 제휴는 한가지 방법이다. 하지만 대형 금융사와 정보기술(IT) 기업의 합작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카카오페이와 삼성화재의 디지털 손보사 합작은 무산됐다. 두 회사는 8개월 가까이 합작사 설립을 준비했지만 결국 의견 조율에 실패했다. 신한금융그룹과 비바리퍼블리카(토스)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해 손을 잡았지만 작년 3월 갈라섰다.

물론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이 힘을 합친 핀테크 업체 '핀크'의 경우처럼 성공적인 사례도 없는 것은 아니다. 핀크는 SK텔레콤과 하나금융이 51%, SK텔레콤이 49%를 출자해 만든 회사지만 두 회사 모두의 간섭을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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