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슈퍼컴 1위에 올라

미국과 중국, 두 나라의 슈퍼컴퓨터 양강 전쟁에 일본이 다시 참여한다. 일본의 슈퍼컴퓨터가 9년 만에 세계 왕좌를 탈환했다. 다시 3강체제다

 

일본 슈퍼컴 1위로

세계 슈퍼컴퓨터 상위 500대의 정보를 정리한 톱500 최신판이 6월 22일(현지시각) 발표됐다. 이번 발표에서 일본의 후가쿠(Fugaku) 시스템이 왕좌를 차지했다. 이 순위는 매년 6월과 11월 발표된다. 후가쿠는 최근 미국과 중국이 양분하던 슈퍼컴퓨터 분야를 탈환하기 위해 일본이 민관 협력으로 개발했다. 후가쿠(富岳)는 후지(富士)산의 다른 이름이다. 일본 최고의 산인 후지산처럼 일본 최고의 컴퓨터라는 의미다. 공모를 통해 접수된 5181개 후보 중 선정됐다. 일본이화학연구소(RIKEN)와 일본 후지쯔가 공동으로 개발했다. 후가쿠 슈퍼컴은 2014년에 시작된 일본 국가대표급 슈퍼컴 구축사업의 결과다. 2011년 세계 1위로 등장했던 ‘케이(Kei)’ 슈퍼컴퓨터의 후속시스템이다. 개발에만 1300억 엔(약 1조 4600억 원)이 투입됐다. 후가쿠의 연산 속도는 415.53페타플롭스(PF·1초당 1000조 회 연산)로 측정됐다. 1초당 41경 5530조회 계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산 속도뿐 아니라 빅데이터 분석과 소프트웨어를 움직이는 속도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슈퍼컴퓨터는 3부문에 대해 평가를 하는데 모두 1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강체제와 3강체제

하지만 일본의 후가쿠가 세계 최고의 슈퍼컴퓨터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간은 1년 남짓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엑사플롭스급 시스템이 내년 등장할 예정이며, 중국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2위와 3위는 미국, 4위와 5위는 중국이 차지했다. 일본의 슈퍼컴퓨터가 1위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성능과 수량면에서 아직 미국과 중국은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굳이 둘을 비교하자면 수량면에서는 중국이 성능면에서는 미국이 앞선다. 슈퍼컴퓨터 최다 보유국은 중국이 차지했다. 중국은 톱 500 중 206대(41.2%)를 보유해 2위인 미국(124대, 24.8%)을 압도적으로 따돌려 양적 경쟁에선 중국이 여전히 앞서 있음을 보여줬다.

슈퍼컴퓨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지능정보사회의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성능 향상과 기술 선점을 위한 주요 선진국 간 경쟁은 치열하다. 치열한 기술경쟁에 힘입어 지난 10년 간 세계 1위 슈퍼컴퓨터의 연산 성능은 85배 이상 향상됐다. 지난 10년 동안은 미국과 중국, 일본이 슈퍼컴퓨터 분야에서 '3강 체제'를 형성했으나, 지난 2012년부터는 미국과 중국 간 '2강 체제'로 사실상 재편됐다. 2013년 6월부터는 중국이 1위를 차지했었고 5년뒤인 2018년에는 미국이 1위를 차지했다. 그러다 이번에 다시 일본이 1위를 차지하면서 3강체제로 바뀌게 된 것이다. 한편 이번에 톱500에 등재된 한국 슈퍼컴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누리온(18위)과 기상청 누리·미리(139·140위) 등 3대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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