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빌딩 사이 비행 ‘플라잉카’, 각국 경쟁 속 ‘1~2년내 출시’

사진은 ‘서울모터쇼’에 출품된 제품으로 본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은 ‘서울모터쇼’에 출품된 제품으로 본문 기사와 관련없음.

도심 한 복판의 고층 빌딩 사이를 날아다니는 자동차가 정말 출현할지도 모른다. 최근 이른바 ‘플라잉 카(Flying Car)’가 멀지 않아 등장하면서 공상과학영화 속에서나 봄직한 풍경이 펼쳐질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현재 한창 개발이 진행 중인 자율주행차보다 오히려 먼저 공륙(空陸)양용의 ‘스카이카(플라잉카)’가 실용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중국 박람회에 제품 출시
시장 조사업체인 IRS글로벌에 따르면 실제로 슬로바키아의 플라잉카 제조기업 ‘AeroMobil’은 2019년 11월에 이미 ‘제2회 중국 국제 수입박람회’에 ‘AeroMobil4.0’을 출품한 바 있고, “계획에 차질이 없으면 2020년 이내에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플라잉카 개발과 양산은 세계 각국에서 이미 널리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제품을 개발, 출시할 예정인 업체도 약 20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 기업 모두 입체적인 도시형 모빌리티를 제공함으로써 교통체증 및 환경오염 등의 문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플라잉카’가 실용화되면 교통체증에 구애받지 않고 신속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예를 들어 중국 수도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시내의 대형 전시장까지는 자동차로 1시간 정도가 걸린다. 하지만 플라잉카를 타면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상하이에서 항저우까지는 적어도 2시간이 걸리지만, ‘플라잉카’를 이용하면 33분이면 도착한다. 플라잉카의 등장으로, 교외 신도시나 전원지대에 사는 사람들도 도심에 거주하는 것과 똑같은 접근성과 이동 편의를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1조 달러 시장, 블루오션으로 주목
플라잉카 시장은 또한 현재 추산하기로는 1조 달러에 달하는 잠재력을 가진 블루오션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모건 스탠리는 플라잉카 업계가 2030년까지 3천억 달러(약 359조원) 규모의 시장을 만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의 지상ㆍ항공교통 및 대중교통을 제치고, 가장 유력한 교통수단으로 등장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그래서 2040년에 가선 시장 규모가 1조 5천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플라잉카 시장에는 항공회사 및 항공기 제조사, 그리고 인터넷을 활용하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나 자동차 회사, IT 기업 등도 참여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각국 자동차 회사들 앞다퉈 개발 경쟁
이미 중국의 자동차 회사 ‘저장지리’와 그 제휴기업인 독일 ‘볼포콥터’는 지난해 10월에 싱가포르에서 전동 수직이륙기(eVTOL)를 시험 비행했다. 이는 한 자리에서 뜨고 내리며, 바로 전진 후퇴를 할 수 있는 기기다. 역시 ‘저장지리’와 제휴한 미국 ‘테라퍼지아’사는 이미 ‘플라잉카’ 예약 주문을 받기 시작했으며, 2020년 이내에 납품까지 한다는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저장지리’는 플라잉카를 양산하는 세계 최초의 기업이 되는 셈이다. 그 밖의 기업들도 연내 또는 그 이후에 양산화를 계획하고 있다.
비록 코로나 등으로 올림픽이 연기되고 무산될 위기에 처해있지만,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도 애초 2020년 도쿄 올림픽 개회식에서 플라잉카를 통한 성화 봉송을 하기로 했었다. 영국 항공기 엔진 기업 롤스로이스는 연내에 플라잉카 ‘eVTOL’을 런칭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미국의 배차 서비스 기업 ‘우버 테크놀로지’도 연내에 호주 멜버른에서 플라잉카의 시승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의 보잉과 구글의 창립자 래리 페이지가 출자한 ‘키키 호크’는 2021년경에 플라잉카 ‘미크 코라’를 실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모터쇼’에 출품된 제품으로 본문 기사와 관련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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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법규, 안전성 등 해결해야 할 문제 많아
하지만 플라잉카는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우선 각국 항공 당국의 허가뿐 아니라 도로의 안전 관리에 관한 규정에도 부합되어야 한다. 플라잉카의 주인은 자동차 운전면허와 비행에 관한 자격증을 모두 취득해야만 조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감사 법인인 ‘딜로이트’는 “이미 발표된 플라잉카는 안전성과 관리체제에 문제가 없으면 연내에 바로 하늘을 날 수 있지만, 혁명적인 플라잉카가 실현되는 것은 2025년경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플라링카의 또다른 문제는 배터리다. 엔진을 구동하는 배터리에 혁명적인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항속거리가 한정되거나 배터리가 발열하는 등의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역시 가장 큰 과제는 하늘을 나는 공중교통을 관리하는 제도와 체계다. 중국에서는 광둥성 광저우시에 거점을 두고, 소형 무인기와 자동조종 항공기를 취급하는 한 업체가 이미 관련 당국으로부터 소형 무인기 시범 비행 지점에서의 비행을 허가받았다. 미국에서는 우버가 저공비행하는 자율주행차의 관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미 항공우주국(NASA)와 ‘우주 개발 협약’를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플라잉카가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게 되려면, 아직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게 관련 업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스위스 금융 기업 UBS가 2017년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일반 시민들의 과반수가 조종사가 없는 완전 자율조종 항공기에는 타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또 항공교통 전문가들은 인증이나 관련 법규를 정비하는 데 3~5년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미국의 경우 자율주행 기술의 안전성을 보증하기 위해 더 오랜 시험 기간과 더 낮은 사고율을 요구하고 있는 점도 넘어야 할 산이다.

김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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