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의 ‘뉴스 포털’, 난삽한 콘텐츠·iOS작동 장애·무료 콘텐츠 인색 등

애플의 온라인 매체 플랫폼인 <애플뉴스+>(이하 ‘애플뉴스’)의 향방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뉴욕 타임즈는 6월29일부터 ‘애플뉴스’에 더 이상 기사를 제공하지 않고, 아예 파트너십도 끝낸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출범 당시부터 ‘애플뉴스’는 애플이라는 글로벌 IT기업이 새삼 저널리즘 사업에 진출하는 사례로 주목받았다.

구글뉴스와는 달리 애플뉴스는 사실상의 뉴스 포털, 혹은 뉴스 에이전시 기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출범 직후부터 콘텐츠 품질이나 구독 편의나 접근성 등을 두고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았고, 구독자들 간에도 긍정보다는 부정적 평가나 냉소적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이번 뉴욕 타임즈의 조치는 그런 세간의 평가를 극적으로 대변한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뉴욕 타임즈 “더 이상 무료 기사 제공 안해”
‘애플 뉴스’는 보통 한 달에 10달러(한화 1만1200원 가량) 정도면 한 가정이 내셔널 지오그래픽, 월 스트리트 저널 등 300종 이상의 잡지와 간행물을 구독하거나 열람할 수 있다. 우리의 네이버와 흡사한 기능이지만, 그보다 더욱 방대한 콘텐츠와 매체를 에이전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3월 26일부터 개통된 애플뉴스는 애플의 운영체제인 iOS 12.2로 업데이트된 아이폰, iOS 기기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다양한 신문이나 잡지를 별도로 구독하는 기업이나 개인, 가정에선 실제로 애플 뉴스에 가입하면 상당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기존의 이러저런 매체를 모두 절독하고, 대신에 한달 10달러만 내면 애플뉴스를 통해 수 많은 신문이나 잡지 등 간행물을 접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애플뉴스는 수많은 매체의 방대한 기사 중에서 사용자의 관심사에 맞는 기사를 추천하거나 읽고 이해하기 쉽도록 요약, 선별해서 제공하기도 한다. 사실상 편집 기능 내지 저널리즘 기능을 수행하는 셈이다. 예를 들어 어려운 경제신문을 평소 읽지 않던 사람들도 애플뉴스가 알기 쉽게 리파인하거나, 추천하는 기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애플뉴스는 여느 온라인 매체와는 달리 오프라인 잡지나 간행물을 다운로드받을 수도 있게 했다. 즉 모든 잡지의 다운로드와 오프라인 읽기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그래서 인터넷이 안되는 공간 등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읽을 거리가 필요할 때는 매우 유용하다. 이처럼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매체를 손쉽고 알뜰하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컸다.

사진은 애플뉴스플러스 화면을 캡처한 것임.

장점에도 불구, 부정 평가 더 많아
이에 앞서 애플은 역시 유사한 온라인 포털인 텍스처(Texture)를 인수해 애플 뉴스를 창간했다. 당시 월 10달러에 텍스처가 제공하던 200개 이상의 잡지와 월스트리트저널과 LA 타임즈, 복스(Vox), 버처(Vulture) 같은 콘텐츠를 그대로 인수했다. 또 앱 스토어와 안드로이드의 플레이 스토어에서 기왕의 텍스처 콘텐츠를 다운로드받을 수도 있게 했다. 


그러나 출범 초기부터 구독자 내지 사용자들의 다양한 불만이 쏟아지고, 중요한 결함이 발견되는 등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애플 자체의 iOS에서마저 잡지 검색이 어렵다는 불만이 많았다. 일단 맥(Mac)의 애플 뉴스에서 특정 잡지 제호를 인터페이스 왼쪽 검색 상자에 입력하면 바로 검색 결과가 뜬다.

그러나 iOS에서는 검색 상자가 ‘팔로잉(Following) 탭 안에 숨어있다는게 문제다. iOS 앱에선 ‘카탈로그 탐색(Browse the Catalog)’부터 마지막 엔터테인먼트, 과학&기술까지 토픽으로 이어진 탭을 탐색하도록 한 것이 발단이었다.

그럴 경우 특정 기사를 찾으려면 애를 먹을 수 밖에 없다. 특정 잡지의 특정한 과월호를 찾아 어떤 기사를 찾고 싶을 때는 아예 포기하는 상황까지 생길 정도다. 찾으려고 하는 잡지나 기사의 아카이브로 이동하는 게 아니라 앞서와 같은 검색 프로세스를 다시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애플뉴스플러스 화면을 캡쳐한 것임. 

다운로드 후 삭제 불가, iOS에선 기사 검색도 어려워
문제점은 이 밖에도 많다. 특히 한번 다운로드된 잡지는 수동으로 삭제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애플은 자동으로 다운로드된 잡지는 스스로 30일 이후, 혹은 스토리지가 한계점에 다다르면 삭제된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그 전에 수동으로 다운로드된 잡지는 스토리지가 한계에 이르기 전에는 삭제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만약에 애플 뉴스로 잡지를 많이 다운로드할 경우 스토리지 용량이 문제될 수 있다.

특히 다운로드한 어떤 PDF파일 하나의 크기가 얼마인지도 모르는 상태일 경우엔 다운로드한 모든 잡지를 볼 수 없게 만든다. 그래서 애플뉴스 초창기부터 이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iOS에서는 홈 화면에서 앱을 삭제하듯 잡지를 길게 눌러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는 충고까지 했다.


더욱이 애플 뉴스를 구독한다 해도, 기존에 받아보던 개별 매체들을 모두 절독할 만큼 콘텐츠가 풍부하거나, 매력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홈페이지가 아닌 트위터 링크 공유를 통해 특정 매체의 기사를 읽던 사람들은 해당 매체 구독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는 기사 이상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애플 뉴스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기사를 읽을 때 그런 무료 혜택과 같은 ‘보너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애플 답지 못한 느슨한 운영방식 문제”
결국 지난 연말이 가까워지면서부터 애플뉴스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에 이르렀다. PDF와 디지털 콘텐츠가 뒤섞이면서 간행물 검색이 번거롭고, 유명 잡지의 직접 구독을 포기해도 좋을 만한 실질적인 이유가 부족하다는 독자들이 많았다. 그나마 비용이 다소 저렴하다는게 장점으로 꼽힐 정도였다.


이를 두고 해외 언론이나 애플의 속성을 잘 아는 전문가들 중에선 “애플답지 못한 운영방식”을 그 가장 큰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즉 애플의 각종 유료 사업 중에서 유일하게 애플뉴스만이 애플의 운영 매뉴얼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애플 뉴스가 성공하려면 인쇄 매체에서 디지털 매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쟁 매체들과 싸워 이겨야 한다.

그러나 애플 뉴스의 주요 콘텐츠에는 문제가 많다는 비판이다. 예를 들어 아이폰 화면에서 불편하게 PDF를 봐야 하고, 이런저런 매체의 기사나 콘텐츠를 일정한 체계도 없이 마구 뒤섞는 방식으로 구독자들을 혼란하게 한다.

특히 뉴스나 기사 제공에선 앱 스토어에서와 같은 체계적이고 치밀한 큐레이션 이상의 노력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뉴스 타임즈 “기사만 빼돌리고, 자사 웹 링크 막아”
이번 뉴욕 타임즈의 조치는 그런 애플뉴스의 시행착오에 다시 한번 쐐기를 박는 셈이 되었다 본래 지난해 애플 뉴스가 출범할 때부터 뉴욕 타임즈는 뉴스 제공을 꺼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말하자면 IT업체가 왜 새삼 언론과 유사한 매체사업에 뛰어드느냐는 부정적 인식 때문이었다. 게다가 구글 뉴스와는 달리 애플 뉴스는 아예 독자적인 언론매체 내지 에이전시와 흡사한 모양새를 띠고 있는 점도 경계 대상이 되었다.


구글 뉴스(Google News)에는 뉴욕 타임즈의 기사가 정기적으로 등장하지만, 단순한 링크만 표시한다. 그 때문에 구글 뉴스 구독자들은 링크를 통해 바로 뉴욕 타임즈 웹사이트로 이동하게 된다. 그러나 이와 달리 애플 뉴스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앱에 뉴욕 타임즈 기사 전체를 노출하고 원본 웹사이트 링크를 제공하지 않는다. 세계적인 유수 언론인 뉴욕 타임즈로선 자존심이 상할 법도 하다는 해석이다.


본래 뉴욕 타임즈는 무료 콘텐츠와 함께 여러 유료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유료 구독자가 대략 500만 명에 달한다. 뉴욕 타임즈는 애플 뉴스와 같은 모델이 자사의 (저널리즘)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애플뉴스에 대해선 아예 무료 콘텐츠도 제공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애플 ‘다른 사업과 합치는 방안 등 고심’
애플은 지난 4월 분기 실적 발표에서 애플 뉴스 사용자가 1억 2,5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료 구독자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이는 콘텐츠나 구독 방식 등에 관한 시중의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분위기에서 최근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금년 중에 애플 뉴스를 애플 TV 플러스, 애플 아케이드 등 다른 유료사업과 합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 뉴스의 유료 사용자를 늘리기 위해 인기 있는 다른 사업과 합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출범 1년 4개월이 되도록 끊임없이 문제점을 노출하며 부정적 인식을 심어준 애플의 전략이 과연 성공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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