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본래 컨셉까지 파괴한 의미불명 트레일러…인게임 유추할만한 요소도 없어

[애플경제] 넥슨(대표 박지원)이 6일 서든어택2의 정식오픈을 앞두고 공개한 트레일러 영상이 과도한 섹스어필 때문에 유저들로부터 맹비난을 받고 있다.

공개된 트레일러는 서든어택2의 여성캐릭터 중 한명인 ‘미야’가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영상이다. 미야는 지난달 29일 송중기 배우에 이어 코오롱스포츠의 광고 모델로 선정되기도 했던 캐릭터다.

문제는 영상 초반부터 해당 캐릭터의 가슴이나 엉덩이를 불필요하게 강조한데다 아무런 설명 없이 지하철 플랫폼에서 일개 분대를 상대로 일방적 ‘학살’한다는 점이다.

스타일리시 총기 액션 게임이라 해석할 수 있는 여지도 있겠으나 영상에서 나온 요소만을 놓고 보자면 노출도 높은 여성이 음악을 들으면서 살인은 자행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점은 코오롱스포츠의 광고모델로 선정됐을 당시 미야를 ‘전장의 아이돌’로 표현한 넥슨의 초기 컨셉과 달리 ‘테러리스트’로 밖에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액션신은 게임과 밀리터리적인 면 양쪽을 같이 봐도 납득이 안 되는 부분 투성이다. 유저들은 엄폐 없이 돌격만 하는 병사들과 발차기 한 번에 벽에 금이 가는 과장된 액션에 의문을 표했다. 게다가 일대 다수의 전투컨셉은 FPS가 아니라 흔히 말하는 ‘무쌍’식 게임으로, 서든어택2를 표현하기엔 거리감이 있는 느낌이다.

게임측면에서 실망감이 커지자 밀리터리적인 면에서 해석한 유저도 있었다. 실제로 1986년 발효된 헤이그 육전조약의 내용을 살펴보면 교전권 획득을 위해선 ‘멀리서 식별할 수 있는 특수한 휘장을 부착할 것’이란 내용이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다. 게임이라는 명목 때문에 문제가 크게 불거지지는 않았으나 충분히 전쟁 범죄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사실감을 위해 실제 총소리까지 녹음한 서든어택2가 이런 고증을 신경 쓰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렇다면 트레일러에서 미야가 선보인 액션은 인게임에서 재현이 가능한가? 여기서도 유저들의 평가는 냉담했다. 차후 넥슨지티에서 스킬컨텐츠를 제공하거나 에임봇(자동조준)이라도 없다면 영상에서 선보인 전 방위 사격 등의 액션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현 게임 트레일러의 트렌드가 스토리텔링과 인게임 플레이 재현, 혹은 플레이 영상 공개라는 점을 고려해도 이번 트레일러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우며, 오히려 안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실제로 네이버 TV캐스트에 공개된 영상에 달린 덧글들은 천여개가 넘는 덧글 대부분이 혹평이다. 눈여겨봐야할 점은 TV캐스트에 공개된 그 혹평의 연령 분포 중 49%가 FPS게임을 주로 즐기는 20대라는 점이다. 이외에도 10대가 24%를, 30대가 18%, 40대 6%, 50대 이상이 4%를 차지했다.

게이머들은 10년전 서든어택이 나왔을 때와 다르다. 과도한 섹스어필과 인게임을 고려하지 않은 트레일러 연출은 결국 양날의 칼이었던 것이다. 국내 FPS를 대표하는 게임의 트레일러에서 FPS 즐기는 주 연령대가 혹평으로 등을 돌린 이번 사례는 이후, 게임업계 마케팅에서 진지하게 참고해야 할 사항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트레일러를 접한 업계 관계자는 “성인 대상으로 나오는 광고에서 섹스어필이라는 부분이 빠지기는 힘들다”라며, “하지만 게임 광고에서 섹스어필이 ‘부’가 되어야하지 ‘주’가 될 경우 주객이 바뀌는 광고가 나와버리는 게 문제다. 유저들은 게임 특징이나 배경에 대해서 알지 못하고. 머릿속에 남는 건 ‘섹시한 여캐’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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