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모험 원년’, 에이수스의 ‘20년 화력’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제품 박람회인 ‘CES 2017’에선 온갖 혁신제품이 나왔다. 가전부터 시작해 VR(가상현실)·AI(인공지능) 등이 화두에 올랐고, ‘게이밍 PC’역시 여기서 빠질 수 없다.

우선 숫자로만 따진다면 게이밍 PC시장에서 가장 독보적인 화력을 갖추고 있는 업체는 ‘에이수스’의 게이밍 브랜드 ‘ROG’다. 에이수스가 지난해 시장조사기관 Gfk의 데이터를 통해 게이밍 노트북 시장에서 ‘점유율 40%’를 달성했다고 밝힌 것은 이미 유명한 이야기다.

이러한 점유율과 10주년을 기념해 ‘최강의 게임 성능’이란 콘셉 아래 ROG가 지난해 야심차게 내놓았던 제품은 ‘GX800’이다. 이 제품은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80을 2개나 장착했으며, 과열을 대비해 과거 GX700에서도 선보였던 수냉식 쿨러를 장착했다. 여기에 i7 프로세서, 64GB 램, SLI(그래픽카드 연결), 기계식 키보드 등이 기본 사양이다.

지난해 제품인 GX800을 굳이 조명하는 이유는 그 콘셉 때문이다. 국내 MMORPG를 오래한 유저라면 사실 기기의 성능보다 인터넷 연결 쪽에 더 관심이 많겠지만, 콘솔게임과 VR은 이야기가 다르다.

최고성능으로 구현되는 게임 환경을 체험하고자 하는 욕심은 끝이 없고, 근시일내에 발매하게 될 게임은 GX800수준의 노트북보다도 더 높은 수준의 성능을 요구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런 제품으로 최상급의 게이밍 PC를 추구하는 유저들에게 한 가지 목적지를 제시했던 ROG의 신제품은 올해에도 계속 이어졌다.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2017 New ROG 출시 쇼’를 개최한 ROG는 새롭게 ‘Join The Republic’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게이밍 노트북과 데스크탑 7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게임 공화국의 영토 확장에 도전장을 던진 제품이 있다. 바로 삼성전자의 게이밍 특화 프리미엄 노트북 오디세이(Odyssey)다. 오디세이는 삼성이 게이밍 노트북 시장에 발을 들이면서 선보인 첫 번째 제품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특히 이 제품은 CES 2017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며 i7프로세서, GTX1050, 광시야각·저반사 패널, 핵사쿨링 시스템 등으로 무장해 그 우수성을 유감없이 증명했다.

그러나 우수하다는 게 ‘최고’라는 뜻은 아니다. 오디세이에게 어울리는 단어를 꼽자면 ‘최적’이 더 어울린다.

우선 ROG의 현재 인기 노트북 모델로 꼽히고 있는 GL502가 GTX 1070과 GTX 1060 그래픽 카드를 선택적으로 탑재하고 있는 반면, 오디세이에는 GTX 10시리즈의 보급형인 GTX 1050이 탑재되었다. 때문에 삼성의 오디세이가 그래픽카드 면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부분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 노트북이라면 GTX 1050도 충분하다고 볼 수 있으나, 게이밍 특화를 걸고 나온 제품이라면 약간의 성능차도 큰 차이를 보인다. 또, 최고의 플레이는 한 프레임 차이로 희비가 엇갈리는 법이기 때문에 쉽게 무시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다.

다만 국내는 초고성능 게임이 아니라 MMORPG가 대세를 이룬다. 적정 수준의 사양만 갖춰지면 얼마든지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한 만큼, 오디세이가 GTX 1050을 선택한 것도 납득이 가는 부분이다.

한편, 올해는 삼성전자에게 있어 게이밍 노트북 시장에 발을 들인 원년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지난해 ROG 10주년을 맞이한 에이수스에게 있어선 노트북 비즈니스 20주년이 되는 해다. 이번 CES를 통해 1000만원이 넘는 가격을 자랑하는 게이밍 노트북인 에이서의 ‘프로데터 21x’처럼 다른 제조사에서도 독특하고 뛰어난 게이밍 노트북들이 등장했으나, 제조사들 중에서도 올해가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삼성과 에이수스 양쪽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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