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필름 카메라 앱 '구닥(Gudak)'

[애플경제=이해리 기자] 1000만화소, 2000만화소의 스마트폰 카메라부터 DSLR까지 좋은 화질을 자랑하는 카메라들이 넘쳐나는 디지털 시대에 필름 카메라로 아날로그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앱이 있다.

지난 7월7일 앱스토어에 공개된 스마트폰 카메라 앱 '구닥(Gudak)'은 일회용 필름 카메라를 오마주했다. 출시 열흘 만에 국내 앱스토어 유로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구닥이란 이름은 '오래돼 낡은 구닥다리 카메라'에서 이름을 따왔다. 필름 하나 당 24장을 찍을 수 있으며, 사진을 찍으면 필름 돌아가는 소리가 나는 것까지 디테일을 살렸다. 24장을 다 사용하고 다시 사진을 찍으려면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24장을 다 찍은 시점으로부터 3일(72시간) 후 사진이 인화되어 나오는 시스템이다. 과거 사진관에서 사진 인화를 맡기면 "3일 후에 찾으러 오세요"라고 했던 것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3일을 기다리고 나서도 'PRESS' 버튼을 클릭해야 사진을 확인할 수 있고 한 장 한 장 인화되는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촬영을 할 때는 액정 화면 전체로 피사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예전 필름 카메라처럼 작은 뷰파인더로만 볼 수 있다. 셀카를 찍기도 힘들고 랜덤으로 적용되는 필터로 어떤 사진은 성공하고 어떤 사진은 실패할 수도 있다는 불확실성도 있다.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앱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필름 카메라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그리워 하는 이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요즘의 카메라는 첨단 기술력으로 점 하나하나까지 세세하게 보이고, 방대한 용량으로 수십, 수백개의 사진을 찍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잘나온 사진을 제외하고는 쉽게 버려진다. 

구닥은 작은 뷰파인더를 통해 어떻게 찍힐까 생각하면서 찍게 되고, 결과물은 빛 바랜 사진처럼 연출된다. 제한된 필름수로 한 장 한 장 신중하게 찍어 나가는 등 모든 과정과 결과에 시간을 들이고 기다리게 된다. 3일 동안 어떻게 인화되었을지 기대하며 기다리는 시간도 구닥만이 주는 특별한 경험이다.

구닥의 가격은 1.09달러로 한화로 1200~1300원 정도다. iOS 앱만 출시됐으며 현재 안드로이드 버전을 개발 중이다.

▲ 구닥으로 찍은 사진
▲ 구닥으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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