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주파수 자원으로 여러 개 채널 방송 가능
[애플경제=이해리 기자] 국내 연구진이 개발해 국제표준으로 이끈 방송 전송기술이 국제 표준화기구에서 실시간 방송(Live) 시연에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삼성전자와 함께 23~24일(현지시간) 양일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북미 지상파 디지털 방송 규격 표준화 기구(ATSC) 정기총회'에서 '다채널 HD 기술'을 라이브로 시연하는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다채널 HD 기술은 ATSC 3.0 표준기반 계층분할다중화(LDM) 기술과 스케일러블 영상압축(SHVC) 기술이 결합된 기술로 컨텐츠의 효율적 압축 및 전송이 가능해 하나의 컨텐츠를 서로 다른 2개 해상도로 제공할 수 있다.
이 기술을 방송환경에 적용할 경우 주파수 효율을 30% 이상 높일 수 있어 한정된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데 필요한 핵심기술이다. 단일 콘텐츠를 풀HD와 SD 등 서로 다른 2개 해상도의 영상으로 압축·전송할 수 있어 한정된 주파수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해준다.
연구진은 지난달 세계 최대 규모의 방송 장비 전시회인 '국제 방송 장비 전시회(NAB 2018)'에서 미국 지상파 방송사인 싱클레어 방송 그룹(SBG)의 요청이 있어 이번 시연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ETRI는 여러 차례 핵심 전송기술의 시연을 해왔으나 이번 시연은 실제 방송국의 영상송출 환경을 이용한 실시간 방송이라는 점이 큰 특징이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연에는 ATSC３.0의 시스템 표준기술인 엠펙 미디어 전송(MMT) 방식이 이용됐고 삼성전자는 기존 UHD 방송에 사람의 눈처럼 자연스럽게 영상을 보여주는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HDR)기술을 더해 사실감을 향상시킨 최신형 QLED TV로 검증을 지원했다.
시연은 SBG의 스튜디오 영상을 ATSC 3.0 기반의 실시간 스케일러블 영상압축(SHVC)과 LDM 방식으로 방송을 송출해 회의장소인 워싱턴DC 로널드 레이건 빌딩에서 안테나로 방송영상을 수신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먼저 ATSC 3.0 국제표준 기반의 송신시스템을 미국 볼티모어에 있는 SBG 본사에 구축했으며 라이브 시연에서는 실시간 방송채널을 통해 다채널 HD기술(LDM/SHVC)을 적용한 상용 UHD TV와 이동수신 단말에서 각각 다채널 고화질(FHD·1080p)과 일반화질(SD·540p)의 영상을 재생했다.
이수인 ETRI 방송·미디어연구소장은 "미국 현지에서 우리 방송기술 우수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국내 방송장비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및 국내·외 UHDTV 방송서비스가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ETRI는 이 기술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상파 UHD 송수신 환경분석 및 망구축 기반기술 개발'과제의 일환으로 개발됐으며 서비스 시장활성화를 위한 추가적인 연구를 내년 말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ETRI는 지난 2월 개최된 평창동계올림픽을 미국 CBC 방송사와 함께 LDM 기술을 활용, 미국에서 초고화질(UHD) 및 이동 고화질(HD) 방송 생중계에 성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