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1조원 물품대금 조기 지급, ‘대기업 갑질’ 이미지 불식

제공 = 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

일부 대기업들이 추석을 앞두고 협력사(하청업체)들에게 물품대금 등을 미리 지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과 삼성 등 대기업들은 추석 명절을 염두에 두고, 이처럼 조기에 대금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계열사들은 추석을 맞아 우선 협력사들에게 1조원 규모의 물품대금을 당초 지급일 보다 1주일 정도 앞당겨 물품대금을 지급한다고 16일 밝혔다. 조기 지급키로 한 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엔지니어링, 제일기획, 삼성웰스토리 등 10 곳이다.

삼성전자는 2011년부터 협력사 대금지급 횟수를 월 4회로 운영하고 있다. 다만 추석 명절을 맞아 협력사의 자금 부담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물품대금을 조기에 지급키로 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한화그룹은 주요 제조 및 화학 계열사를 중심으로 추석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 물품 및 용역 대금 1,000억원 가량을 보름 앞당겨 현금으로 조기 지급했다. 

한화그룹은 계열사별로 한화토탈이 총 243억원, 한화시스템은 137억원, ㈜한화/방산 109억원, 한화케미칼 100억원 등을 평소보다 최소 열흘에서 보름 정도 앞당겨 현금으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영세 협력업체 등의 명절 자금난이 크게 해소될 전망이다.

재벌 그룹들의 이런 조치는 하청업체에 대한 대기업의 갑질이 일반화되어있고, 특히 불성실한 대금 결제와 납품 단가 후려치기가 횡행하는 현실과는 사뭇 대조적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이들 기업들은 또한 다양한 명절 이벤트도 진행한다. 한화 계열의 갤러리아백화점은 매장 상품판매 활성화를 통해 충남지역 농수산물 가공품의 명절 기간 판매를 촉진한다. 한화 15개 계열사 34개 사업장에서 자발적으로 추석명절을 맞이하여 각자의 사업 특색에 맞는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한다. 

일부 계열사는 14일 방위산업 분야 4개사(㈜한화/방산,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 한화지상방산)에서 약 130명의 인원이 참여하여 현충원 성묘 및 환경 미화 활동을 펼쳤다. 

또 한화손해보험은 18일부터 소비자평가단과 함께 하는 ‘함께 한가위, 나눔 잔치’를 진행한다. 지역 영구임대아파트 거주자 300명을 대상으로 밥차 배식, 추석명절음식, 복나눔 키트 등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 밖에 명절음식 나누기, 다문화음식경연대회 등 명절의 정취를 함께 그리고 한껏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삼성 역시 전국 각 지역사업장에 농축산물 직거래 장터를 운영한다. 전국에 있는 각 계열사 지역사업장에서 임직원들이 명절에 필요한 물품을 준비할 때, 사업장의 자매마을의 농축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직거래 장터도 운영한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16개 계열사 29개 사업장이 참여한다.

이번 직거래 장터에서는 삼성전자가 결연을 맺은 경기도 포천 비둘기낭 마을에서 생산한 간장, 된장, 고추장과 농업친흥청과 협력을 맺은 경기도 이천 길경농원에서 생산한 도라지분말과 조청, 강원도청 정보화마을인 영월 예미 포도마을에서 생산한 포도와 포도즙 등 전국 32개 농촌마을에서 생산한 농축산물 144종이 선보였다.

삼성전자 기흥ㆍ화성ㆍ평택ㆍ온양사업장에서도 13일부터 21일까지 95개 자매마을과 지역 농가 등이 참가해 사업장 임직원들에게 지역 농축산물을 판매할 예정이다. 삼성은 1995년 농어촌 60개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502개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고 일손 돕기, 농촌체험, 직거래 장터 등을 해오고 있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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