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작과 태풍 영향, 농가도 ‘출하 미뤄 값 더 받자’, 유통업계 재고 감소

 

올 여름 극심한 가뭄과 폭염, 재배면적 감소 등으로 쌀 생산량이 역대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쌀값도 역대 최고로 오를 전망이다. 농림해양수산부는 쌀값 상승요인의 근본적 원인으로 생산량 감소와 정부의 시장격리(수매해서 창고에 보관하는 것)를 꼽았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쌀 예상 생산량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은 3875000t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2.4%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쌀 생산량은 2015년 총 4327000t에서 2016년엔 4197000t으로 줄어들었고, 2017년엔 5.3% 감소한 3971000t으로 최근 3년간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공급량이 줄면서 지난해만 해도 12만원대였던 쌀값이 75만원 가까이 오른 177502원을 기록한 후 지난 9178220원에서 10194772원으로 올랐다.

지난해 정부는 쌀 산지 가격이 12만원(80kg 기준)대까지 폭락하자 공공비축미 35t과 시장 격리곡 37t 등 생산량 중 18%를 사들였다. 유통업체 쌀 창고의 재고는 줄어들었고 산지 가격도 17만원대를 회복했다.

하지만 농가에서는 출하를 미루면 값을 더 받을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확산되며 가격 상승폭이 확대, 농가뿐만 아니라 산지유통업체들 간의 거래도 급격히 감소했다.

쌀값이 단기간에 급등하자 정부는 올해 세 차례에 걸쳐 22t의 재고 쌀을 시장에 풀었으나 쌀값은 잡히지 않고 있다. 올해 폭염과 집중호우, 최근 태풍까지 기상여건 악화에 따른 흉작으로 쌀값은 더 오를 기세다.

농업계에서는 쌀값 상승을 쌀값 정상화라고 이야기 한다. 2013~2016년 소비자 물가는 1.3~1.9% 오른 가운데 쌀값은 계속된 풍년으로 거의 유일하게 내렸기 때문이다. 쌀값은 국민 식량의 최후 보루로서 여느 공산품처럼 물가가 상승하는 만큼 계속 오르는 것이 아니라 별도로 책정되어 왔다.

이 가운데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올해부터 2022년산 쌀에 적용되는 쌀 목표가격을 산지 80기준 196000원으로 올리기로 합의했다. 또 쌀과 밭 직불제를 통합하고 모든 작물에 동일한 금액을 지급하도록 했다.

당초 정부는 현행 법령에 따라 쌀 목표가격을 80188192원으로 하는 목표가격 변경 동의서를 국회에 제출했지만, 야당과 농업계에서 목표가격을 20만 원 이상으로 높일 것을 요구하는 등 반발이 일면서 물가상승분 8000여원을 올렸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완주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쌀 목표가격 정부안은 법 개정 지연으로 인해 현행 법령에 따라 제출할 수밖에 없었지만,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목표가격을 196000원으로 인상하겠다추후 목표가격 논의 시에도 야당과 협력해 농업의 균형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목표가격을 변경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에는 쌀 목표가격 변경 시 수확기 평균가격 변동외에도 물가변동률 등을 반영하도록 하는 농업소득의 보전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제출돼 심의를 앞두고 있다.

당정은 직불제 개편안을 올 연말까지 확정하고 내년까지 관련법을 개정해 2020년에는 개편된 직불제를 시행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박 의원은 목표가격 변경과 농업직불제 개편의 주요내용을 담아 농업소득보전법 등 관련법을 개정함으로써 합의 내용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목표가격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는 법 개정을 신속히 추진하고 야당과도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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