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 1교시부터 ‘불수능’에 압박 느껴… “국어·영어 어려웠고, 수학 비슷했다”

올해 수능에 대해 불수능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특히 국어영역이 매우 어려워 수험생들이 상당한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전국에서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다. 모든 영역의 난이도가 지난해와 비슷하게 높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내 주요 입시전문업들의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내놓은 예상 수능 등급 커트라인을 보면, 국어영역의 1등급 커트라인은 85~86점이다. 90점을 넘기지 못하면서 수능시험이 도입된 이래 가장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학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9월 모의평가 모두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평가가 많다. 수학 가형의 1등급 커트라인은 92, 나형은 88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가형과 나형의 1등급 커트라인이 모두 92점이었다.

절대평가로 등급이 매겨지는 영어영역은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나 지난해 수능보다는 난이도가 조금 더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어영역이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90점 이상이면 1등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난이도를 높여 수험생간 변별력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영어영역 1등급은 10.03%, 10%를 넘긴 바 있다. 올해 영어영역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1등급 비율은 10%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시험 난이도가 높아지면 수험생간 변별력이 커지는 효과가 있지만 수험생들에게는 불안감으로 작용한다.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변별력이 커져 경쟁력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며, 중위권 수험생들은 대체로 시험시간에 쫓겼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번 수능에서는 1교시인 국어영역이 매우 어렵게 출제되면서 일부 수험생들은 국어영역이 끝나고 심리적으로 압박을 심하게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에서 수능을 치른 수험생 강모(19)군은 국어영역 때는 가채점할 답안을 옮겨 적을 시간도 부족했다. 이번 시험이 재수라서 국어가 지난해 수능보다 너무 어려워서 당황했는데 다른 친구들도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고 풀었다고 말했다.

이어 강군은 그런데 국어영역이 끝나고 우는 학생도 몇 명 있었다면서 수능이 다 끝나고도 교실에서 바로 나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은평구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등급 중위권 눈치싸움이 심할 것 같다고 걱정하면서 영어가 절대평가라서 이번에 난이도가 높았던 국어 점수가 입시에서 정말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능 성적은 125일 발표된다.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정시보다 먼저 마무리되는 수시전형과 그 이후 진행되는 정시지원에 대한 입시 전략을 세우는 게 중요한 시점이다. 대학별 수시모집 전형은 1212일까지 진행된다. 정시모집은 1229일부터 내년 13일까지 원서접수를 받는다. 수시 합격자는 1214, 정시 합격자는 내년 129일까지 각각 발표된다.

한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올해 수능시험 출제 문제와 EBS(교육방송)의 수능 교재 및 강의의 영역·과목별 연계율을 70% 수준으로 맞췄다. 평가원은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 중심으로 출제함으로써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고 밝혔다.

 

유현숙 기자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