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제출 38년만 공정거래법 개정안, 공정경제 만들어낼까?
국회 제출 38년만 공정거래법 개정안, 공정경제 만들어낼까?
  • 김예지 기자
  • 승인 2018.11.2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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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등 규제 강화, 공정위 자의적 행사 우려 ‘전속고발제 폐지 등
기사와 직접 연관 없음./사진=애플경제DB
기사와 직접 연관 없음./사진=애플경제DB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일부 폐지 등을 핵심으로 한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이 38년만에 국회에 제출된다. 정부는 23일 차관회의에서 공정거래법 전부 개편안을 확정하고, 국무회의를 거쳐 오는 30일쯤 대통령 재가를 받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행 전속고발권으로 인해 때론 공정위가 자의적으로 검찰 등 사법당국에 해야 할 고발을 미루거나 기피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특히 총수 일감 몰아주기를 다반사로 하는 일부 재벌 계열이나 대기업 등에 대해 이런 사례가 많았다는 지적이 그간 시민단체들로부터 꾸준히 이어왔다.

개정안에는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을 대폭 늘리고 전속고발권을 일부 폐지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번 개편안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취임 2년 차 중점과제로 추진됐다.

이에 앞서 공정위는 지난 824일 입법예고를 한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에 대한 폭넓은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한 차례 개최했다. 이 자리에선 전속고발제 폐지에 따른 제도 개선, 형사적 제재수단의 적절한 조율, 순환출자와 지주회사 규제 등에 관한 학계 · 경제단체 · 시민단체 등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들 간의 논의가 이뤄졌다.

이번 개정안에도 당시 전문가들과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이 조율,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중 경쟁법제와 절차법제가 우선 문제가 되었다. 대한상의에서 추천한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홍대식 교수는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형벌의 선별적 폐지 기준과 정보교환행위에 대한 규율 강화 등은 법리적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고 기업 입장을 대변했다.

반면에 중소기업중앙회의 이재원 본부장은 사인의금지청구제·자료제출명령제 도입 등 민사적 구제 활성화를 바람직하다고 평가하는 등 중소기업 시각에서 개정을 요구했다. 특히 전속고발제가 폐지될 경우 대기업과는 달리 중소·중견기업의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며 중소기업 협동조합의 공동행위 적용 완화 등 추가 논의 필요성 등도 제기했다.

그 중간자적 입장인 중견기업연합회의 박양균 본부장은 과징금 상한 상향, 전속고발제 폐지 등에 따른 기업계 부담을 우려했다.

이와 반대로 소상공인연합회의 권순종 부회장은 소상공인업계의 불공정거래행위 피해 현황을 설명하고, 대기업 및 중견기업에 유리한 내용들을 개정, 개선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한편 참여연대에서 추천한 민변 김종보 변호사는 민사적 구제수단의 작동이 어려운 현실적 한계를 지적하고, 전속고발제와 형벌 등 형사적 제재수단의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한변협에서 추천한 박종흔 변호사는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의 전반적인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사인의금지청구제 도입 확대나 시장지배적지위남용 규율체계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들과는 정반대로 전경련 산하 연구소인 한국경제연구원의 유환익 상무는 기업부담 증가, 일자리 창출 저해, 유사한 해외 사례의 부재 등을 거론하고, 특히 재벌을 대상으로 한 기업집단 규제 강화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는 전경련을 중심으로 한 재벌과 대기업의 이익을 충실히 대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대해 경실련의 박상인 재벌개혁위원장은 사익편취의 부당성 기준 미비, 지주회사의 체제 밖 계열사의 규율 부재 등을 이유로, “현 개편안은 재벌의 경제력 집중 해소와 사익편취 방지를 해결하기에 오히려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이 밖에도 개정안 입안 단계에선 각계의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되었다.

중소기업인들은 대체로 현 개편안에 동의하면서, 다만 대기업 규제로 협력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또 전반적인 기업집단법제의 개정방향에 공감하면서, 경제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다만 재벌 즉 기업집단에 대한 규제에 있어서 순환출자와 지주회사 규제의 경우 기존 집단(또는 지주회사)과 신규 집단(또는 지주회사) 간 차별적 취급이 있어선 안 된다는 법리적 우려도 나왔다. 1986년 경제력집중 억제제도 도입 당시와 비교해 입법목적 달성 여부, 규제 범위·대상의 타당성 여부 등을 심도 깊게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여졌다.

이들 전문가들은 개정안의 이번 국회 제출에 이번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이 38년 만의 전면개편이자 향후 30년간 우리나라 경쟁법 집행을 좌우할 중대한 작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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