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카풀’은 공유세상의 첫 단추
〔기자수첩〕‘카풀’은 공유세상의 첫 단추
  • 이해리 기자
  • 승인 2019.01.0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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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택시업계는 총 세 번의 집회를 열고 ‘카풀반대’를 외쳤다. 이들은 카풀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면허를 받지 않는 사람들도 운행할 수 있어 불법이라는 주장이다.
반대로 카카오(모빌리티)는 심야 시간이나 연말 등 택시 수요가 늘어날 때를 공략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심야 시간 주요 도심지에 생기는 초과 수요를 카풀이 잡으며, 신산업 성장과 소비자 편의 추구 등 일석이조를 이룬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한다.
기해년 새해가 밝았지만 카풀 논란은 이렇다 할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장기화 될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따지고 보면 세계적으로 공유경제 관련 산업이 성장하는 사이 우리나라는 각종 규제와 업계의 반발로 첫발도 제대로 떼지 못하며 뒤처지고 있다. 앞서 2013년 세계 1위 차량 공유서비스 기업 우버가 한국에 상륙했지만, 택시업계의 반발과 국내 법 위반 결정으로 서비스 1년 반 만에 철수한 바 있다.
우버는 그러나 사업을 시작한 지 8년 만에 제너럴모터스, 포드, 피아트 등 미국 3대 자동차업체의 가치를 합친 것보다 몸값이 커졌다. 공유경제의 최대 수혜자인 셈이다. 물론 애그리게이터(네트워크 기업)의 독점이나 기사들에 대한 착취 등 우버의 부작용도 많다. 그럼에도 문제점을 개선하되, 공유의 가치를 실현해갈 모델임에는 틀림없다.
영국,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주요 도시도 차량공유 서비스에 대한 택시업계 반발로 몸살을 겪었지만 택시 요금 자유화, 카풀 이익 택시업계 지원 등 발 빠른 대응을 통해 합의점을 찾고 어려움을 극복했다. 일본도 공유경제가 활성화하기 전 택시업계가 스스로 체질 개선을 통해 소비자 편의를 강화했다. 택시업계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운영하고, 택시를 광고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0엔 택시’도 등장했다. 택시 차량을 광고판으로 만드는 대신 승객들은 무료로 택시를 이용하고, 요금은 광고주가 내도록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우리 현실에선 뿌리 깊은 ‘규제 마인드’와, 경제 기득권층의 맹목적인 반발이 이런 진보적 시도나 개선의 기회를 잃게 만들고 있다. 그 때문에 한국은 ‘공유경제의 무덤’이라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리도 달라져야 한다. 우선 카풀과 경쟁할 만한 택시업계의 시스템 개선 노력이 절실하다. 택시가 총파업을 위해 거리로 나서자 여론은 오히려 “택시 파업, 오래오래 해주세요”라는 비아냥섞인 반응도 나왔다. 택시업계에 불친절과 승차 거부 등에 대한 시민 불만이 깊다는 방증이다. 우버가 퇴출된 지 5년이 지났지만 택시 서비스는 바뀐 것이 없다. 승차 거부를 비롯한 부당요금 제시, 불친절한 서비스, 여성 승객을 향한 성희롱 등 고질적인 문제점은 고쳐지지 않고 있다.
이젠 현실에 맞게 법과 제도를 완비한 후, 카풀은 도입되어야 한다. 해를 넘긴 만큼 정부와 정치권, 택시업계, 카풀업계 등은 이해 조정과 갈등 해소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택시회사 사납금제와 월급제, 카풀 운행시간대 지정 등 합리적 대안을 찾기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선진국 사례가 좋은 반면교사가 될 것이다. 택시업계도 서비스 개선 등 누적된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에 나서야 한다. 문제점을 고치는 노력은 보이지 않고, 무조건 자신들의 이익만을 고수하며 목소리를 높이면 시민들에게 외면받을 수 밖에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공유경제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카풀은 그런 공유 세상을 향한 첫 단추다.

이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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