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기업들 9일 시설점검 방북승인 촉구, NSC, 한미워킹그룹 등서도 협의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여느때보다 높은 가운데, 이를 겨냥한 입주기업들과 정부 일각의 움직임도 조심스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조건 없이 개성공단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가 나오면서 개성공단에서 철수한 기업인들의 움직임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앞서 3일 새해 처음으로 열린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제안한 “전제 조건이나 대가 없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한 사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오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무산된 시설 점검 차원의 방북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할 예정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개성공단 재개 의지를 구체적으로 피력한 만큼, 개성공단 가동을 위한 사전 점검과 준비를 해야한다는게 이들의 입장이다.
이들 입주기업들은 지난 2016년 2월 공단 가동 전면 중단 이후 6차례 방북을 신청했지만 모두 유보됐다. 정부는 기업인들의 방북 자체가 대북제재에 저촉되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비핵화 이행과 대북제재 완화 간의 속도 차를 우려한 미국의 입장을 고려해 승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다음주 중 열릴 올해 첫 한-미 워킹그룹 화상회의에서 개성공단 문제를 두고 한-미가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할지 주목된다. 일단 기업인들의 방북 문제를 두고 의견 교환이 있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우선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현장 시설 점검을 위한 방북이 성사될지가 관심사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말∼11월 초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 150명은 2016년 갑작스러운 공단 폐쇄로 미처 수습하지 못하고 온 공장 시설 등을 점검하려 방북할 예정이었지만 당시 미국과의 사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무산됐다.
그러나 개성공단기업협회 등 관계자들은 정부가 조속히 북쪽과 만나 북쪽의 정확한 의향을 확인하고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대가 없이 문을 열 수도 있다’는 말은 즉 개성공단 운영에서 북한이 특단의 특혜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파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몇 가지로 해석된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측은 북한이 임금을 달러로 받지 않는 형태의 제안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북한이 몰수한 자산을 다 풀어주거나,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손해배상, 즉 운영을 못 해서 그 동안 입은 손해를 정산하거나 임금 인상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지 않겠다는 취지일 수도 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이들 기업인들은 정부가 개성공단에 대해서만큼은 미국에 제재 문제 해결을 설득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현재 개성공단 가동 재개는 대북 제재 때문에 안 되고 있는데, 북한을 개방으로 이끄는 정책을 같이 하지 않으면 핵 문제도 해결하기 어렵다며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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