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최대 폭 보여…한국은행 통화정책 변화 및 은행권 예금 적극적 유치 효과

지난해 은행권 정기예금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은행권의 적극적인 예금 유치로 8년 만에 최대 폭의 증가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668조4,000억원으로 1년 사이 72조2,000억원 늘었다. 이는 2010년 95조7,000억원 증가한 이래 가장 큰 폭의 증가다. 
지난해 정기예금이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2017년 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올리고 완화적이었던 통화정책의 방향을 바꾸면서 기준금리가 인상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 강화에 대비해 예금 유치에 미리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LCR(유동성 커버리지 비율)의 최저 수준을 기존 90%에서 지난해 95로 올렸고, 올해부터는 100%로 올린다. LCR은 금융기관의 자산부채구조에 내재된 유동성 위험을 보완하기 위해 바젤은행감독위원회가 도입한 규제비율로, LCR이 높을수록 긴급한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도 은행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많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 비율) 산정 기준도 바꾼다. 은행권의 대출 영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가계대출 예대율 가중치를 15% 상향하고 기업대출은 15%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가계대출에 쏠린 영업구조를 기업대출 쪽으로 돌리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은행 입장에서는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서 예금을 더 유치하거나 가계대출을 줄여야 한다. 은행권이 고금리 특별판매(특판) 상품을 내놓는 등 예금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자 2012년 1분기 이후 가장 많은 수준으로 10억원 이상의 고액 예금이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말에는 10억원이 넘는 고액 정기 예금 계좌가 4만1,000개로 집계돼 전년 대비 3,000개(7.9%) 증가했다. 은행들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1월 기준 연 2.15%로 2015년 1월 연 2.18% 이후 최고 수준이다. 

유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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