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청년층, 올바른 금융가치관 형성 위해 교육 강화 필요” 강조
청년층 “시중은행 ‘적금 금리’ 3%도 안 돼…저금통과 다를 바 없다” 토로

사진은 본문 기사와 관련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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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층은 미래보다 현재를 중시하고, 저축보다 소비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돈에 대해서도 ‘쓰기 위한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은 만 18세 이상 성인 2,400명을 대상으로 ‘2018년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한은은 시사점으로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 청년층의 현재 및 소비 중시 경향, 돈에 대한 인식 등에 비추어 이들의 올바른 금융가치관 형성을 위한 학교 등 현장에서의 경제․금융교육도 강화해야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저축보다 소비를 중시하는 경향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은행권의 몫이 아니다. 시중은행의 평균 적금 금리가 3%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저축만이 살길이라고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옳은 금융교육의 방향이 아니다. 
20대 직장인 박 모씨는 “예금, 적금은 집에 둔 돼지저금통과 다를 게 없다”면서 “저금이 더 이상 미래를 위한 투자수단이 아닌 상황에서 다른 여러 금융 상품과 투자형태에 대한 교육이 더욱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펀드나 주식에 대한 개념도 배울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복리가 무엇인지, 연금저축이 무엇인지 배울 필요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의 삶을 중시하는 ‘욜로(YOLO)’를 지향하는 20대 청년층을 방탕하다고 할 수 있을까. 현재의 자신에게 투자하고, 인생의 의미와 즐거움을 추구하는 태도를 한치 앞도 모르고 낭비한다고 치부한다면, 경제 순환의 중요한 고리 중 하나인 ‘소비’를 끊어내는 꼴만 될 뿐이다.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 성인들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2.2점으로 OECD 국가 평균보다 다소 낮게 집계됐다. 
금융이해력 조사는 부문별로 점수를 따로 책정했다. 그중 소비와 저축, 현재와 미래, 돈의 존재가치 등에 대한 선호도를 나타내는 ‘금융태도’ 부문에서 20대의 점수가 가장 낮은 걸로 조사됐다. 항목별로 보면, 소비보다 저축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20대 청년층의 경우 ‘현재’와 ‘소비’를 중시하고 ‘돈은 쓰기 위한 것’이라는 인식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태도’ 부문의 총점은 61.3점으로 OECD 평균 65.6점에 못 미쳤다.
소비자가 금융 상품이나 서비스를 비교하고 적절한 정보를 통해 금융의사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되는 ‘금융지식’ 부문 점수는 65.7점으로 각 부문 중 가장 높았으나 총점은 OECD 평균인 69.1점보다 낮았다. 금융지식은 ▲이자개념의 이해 ▲위험과 수익 관계 ▲인플레이션의 의미 ▲분산투자 개념 ▲단리 계산 ▲인플레이션과 구매력 등의 항목으로 평가했다. 특히 ▲복리 계산에 대한 이해가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행위’ 부문도 59.9점으로 OECD 평균인 61.3점보다 낮았다. ‘금융행위’ 부문은 재무계획과 관리, 정보에 입각한 금융상품 선택 등 금융과 관련해 소비자가 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항목 중에서는 ▲가계예산 관리가 78.3점으로 가장 높았고, ▲청구대금 적기 지금 ▲적극적인 저축활동 ▲가계수지 적자 해소 등 예금, 대출 및 결제 관련 행위 점수가 높게 나왔다. 
금융이해력 수준은 성별에 따른 차이는 크지 않고 비슷했으나, 강점을 보인 분야는 달랐다. 여성은 금융태도 점수가, 남성은 금융지식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30대가 64.9점으로 가장 높았고, 18~29세(이하 20대)를 제외하고는 연령이 높을수록 금융이해력 점수가 낮게 나타났다. 소득별로는 연 5천만 원 이상 계층이 65.6점으로 나타났고, 연 3천만 원 미만 계층이 58.0점을 기록해 소득이 많을수록 금융이해력이 높은 결과를 보였다. 
우리나라 성인들의 금융이해력이 전반적으로 OECD 평균보다 낮은 가운데 특히 저소득층과 노년층 등 취약계층에 대한 경제 금융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이해력 관련 모든 부문에서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은 ‘국영수’에 집중된 우리 교육현장의 그늘진 단면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학교 등 현장에서 어릴 때부터 금융분야 뿐만 아니라 노동, 인권, 안전 등 실생활에 필요한 각종 생활밀착형 법령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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