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국장, 공정위원장 고발
공정위 국장, 공정위원장 고발
  • 이상호 기자
  • 승인 2019.02.1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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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킴벌리 담합, 봐줬다” 주장 vs 공정위 “리니언시 적용, 문제없다” 반박

현직 공정거래위원회 국장이 ‘공정위가 유한킴벌리 등의 담합 사건을 봐줬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공정위 수뇌부 10명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실 무근”임을 주장하며 강력히 부인하며 소상한 경위를 해명하고 나섰지만 사건의 충격파가 클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일보>가 단독보도로 이 사건을 알리고, 공정위가 그 즉시 반박성 해명자료를 내면서 그 전말이 급속히 전파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르면 당사자인 유선주 공정위 심판관리관(국장급)은 공정위 조사 부실 등의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수뇌부와 갈등을 겪다가 지난해 10월 직무에서 배제를 당했다. 검찰 고발 경위를 통해 유 국장은 “지난해 2월 유한킴벌리 담합 사건 처리의 부당함을 김 위원장에게 상세 보고하고, 알 수 없는 이유로 조사가 종결되는 관행을 지적했지만 번번이 묵살당했다”면서 “오히려 권한을 박탈당하고 직무에서 배제당했다”고 밝혔다.
고발장에는 “공정위가 늑장 조사와 처분으로 유한킴벌리의 책임을 면하게 하는 등 직무를 유기했다”는 주장이 담겨있다. 2010~2013년에 집중적으로 담합행위가 이루어졌고, 그런 내용을 담은 ‘자진신고서’가 2014년에 제출되었으나 그로부터 3년이 지나서야 현장 조사가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오히려 자진신고시 과징금을 감경해 주는 ‘리니언시(lineancy)’ 제도를 적용하는 등 사실상 증거인멸을 방치했다는 주장이다. 더욱이 5년 공소시효가 지나버려 형사처벌도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지적이다. 
리니언시(lineancy)는 담합행위를 한 기업이 자진신고를 할 경우 처벌을 경감하거나 면제하는 제도인데, 이는 담합 당사자들이 서로를 못믿게 함으로써 담합을 방지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담합으로) 가장 혜택을 많이 본 유한킴벌리가 먼저 리니언시를 함으로써, 마지못해 담합에 가담한 ‘을’의 입장인 대리점들만 처벌받고, 자사는 과징금 감경 혜택을 볼 수 있었다”는게 유 국장 측의 주장이기도 하다.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한 탓인지 공정위는 이런 사실이 <한국일보> 조간에 단독 보도로 알려진 직후인 14일 낮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부인하고 나섰다.
공정위는 “유한킴벌리 사건 처리와 관련하여 대기업을 봐주기 위해 늑장처리하였다는 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리니언시’가 접수되고 감면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과징금 등 행정제재 뿐만 아니라 고발도 면제되는게 원칙”이라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유한킴벌리를 봐주기 위하여 일부러 시효를 도과(지나쳐) 시켜 고발을 회피했다는 주장은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그런 이유로 공정위는 “‘담합사건에 연루된 대기업을 봐줬다는 의혹’ 제하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며, 이 사건 처리의 부당함을 지적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았다는 (유 국장의) 주장 또한 일방적인 것”이라고 강력히 부인했다.
공정위 안팎에선 유 국장이 김 위원장의 직무정지 조치에 반발, 검찰 고발로 맞선 것이라는 해석도 없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직 국장이 소속 기관장과 다수의 간부들을 고발한 사실만으로도 이는 헌정 사상 또 하나의 ‘역대급’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에 고발당한 사람은 김 위원장을 비롯하여 지철호 부위원장(차관급), 채규하 사무처장(1급) 등 공정위 수뇌부와 카르텔조사국 소속 간부 등 10여명이다. 검찰은 이미 지난달 고발인을 불러 진술조서를 작성하는 등 수사 착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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