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 절반이 ‘적자’ 반도체 편중 현상 심화

국내 시가총액 100대 기업 가운데 절반 정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89개 대기업들이 기록한 영업이익의 절반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이 올린 것으로 드러나 대조를 보였다.

기업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시총 100대 기업 가운데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89곳을 조사한 결과 48곳이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의 전체 영업이익 합계는 161조 4천337억 원으로 집계됐다. 그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58조 8천억 원과 20조 8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이 전체 영업이익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이어 영업이익 3위는 포스코 5조 5천억 원, 4위 SK 4조 6천억 원 순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은 81조 7천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오히려 11%나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나마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41개사에 불과하고,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가 지속된 곳이 48개사이며,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한국전력, 현대중공업 등 3곳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현실을 두고 전문가들은 우리 산업에서 반도체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되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체 영업이익 합계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절반을 차지함으로써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호항이 끝난 올해 경기 침체의 골이 더 깊어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역시 올해는 반도체 시장 1위 자리를 미국 인텔에 넘겨줄 것이 유력시된다는 보고서가 나와 더욱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한 시장 조사 업체에 의하면 인텔이 올해 706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 631억 달러의 매출이 예상되는 삼성전자를 누르고 3년 만에 반도체 시장 1위로 올라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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