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육 도매가 두달새 48%나 급상승, 계절 중국 영향

삼겹살에 소주 한잔은 서민들의 퇴근길 단골 메뉴였다.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돼지고기 가격이 심상치 않다고 한다. 

지난 3월 1700원대(100g기준)이던 삼겹살 소매가격은 2000원에 육박하고 있다. 봄철 돼지고기 수요증가에다 중국에서 번진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글로벌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가격이 더 뛸 가능성이 있다. 가뜩이나 가공식품, 외식 등의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21일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돼지고기 삼겹살 가격은 100g당 평균 1944원으로 나타났다. 1개월전 1708원이었던 데 비해 13.8% 오른 것. 

돈육 도매가격 역시 빠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탕박(뜨거운 물로 털을 뽑는 도축방식) 돼지 기준 평균 가격이 지난 2월 kg당 3143원에서 4월 중순 4648원으로 48% 급등했다. 

요즘 대형마트에서는 삼겹살 행사가 사라졌다고 한다. 공급량 증가 등으로 지난해 말부터 국내 돈육 가격은 평년대비 10% 이상 낮았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에서는 연말, 연초 삼겹살 가격 등을 초특가로 내놓는 가격 행사를 수시로 펼치며 소비자들의 입맛을 자극했다. 지난 1, 2월 이마트가 진행한 '990원 삼겹살/목심' 행사가 대표적이다. 

한돈협회에서 농가 생산량 감축을 검토할 만큼 낮은 가격대를 유지해 왔던 돈육은 3월 성수기를 맞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4월 들어서는 급등세로 전환됐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바이러스성출혈돼지 전염병으로 주로 아프라카에서 발생되는 풍토병이다. 백신이 없어 치사율 100%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처음 나타나 현재까지 114건이 보고됐고 95만마리의 돼지가 살처분 되는 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돈육 가격이 들썩이면서 가공식품, 외식 가격의 도미노 인상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 시장의 수입 수요가 늘어날 경우 글로벌 돈육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가공식품 업계나 외식업계에서 주로 이용하는 수입산 돼지고기값 부담도 늘게 된다. 앞서 지난해 쌀, 고추 등 원재료 값 상승으로 즉석밥, 고추장 등 가공식품 가격 인상이 이어진 사례도 있다. 
 

특히 급격한 돼지고기값 상승은 외식업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해 돼지고기 소비량 123만t·수입량 46만t으로 각각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돼지고기 가격 폭등이 외식업계의 가격인상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돼 서민들의 주머니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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