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 여성 교통사고 혼수상태서 극적으로 깨어나

혼수상태로 27년 동안 지내다 극적으로 깨어났을 때, 당신은 맨 처음 뭐라고 할 것 같은가?

교통사고로 뇌가 손상돼 혼수상태에 빠졌던 아랍에미리트(UAE) 여성이 무려 27년 만에 깨어났다고 한다. 그리고 이 여인이 맨 처음 외쳤던 단어는 바로 '아들'이었다.

23일(현지시간) UAE 일간 '더 내셔널' 보도에 따르면 무니라 압둘라는 지난 1991년 아부다비 알 아인에서 당시 네 살배기 아들과 차를 타고 집으로 가다가 통학버스와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아들 오마르는 가벼운 상처만 입었지만, 32세의 압둘라는 고통만 느낄 수 있을 뿐 말을 하거나 몸을 움직일 수 없는 혼수상태에 빠졌다.

오마르는 "뒷자리에 함께 타고 있던 어머니가 충돌 직전 나를 껴안아 보호했다"며 "어머니가 언젠가 깨어날 것이라는 느낌이 항상 있었기에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압둘라는 사고 후 처음에는 런던에서, 그다음에는 아랍에미리트의 병원을 전전했다. 그러다 2017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가 압둘라를 독일 바트 아이블링에 있는 '쇤 클리닉'으로 보내 치료를 받도록 지원했다. 이 병원에서 압둘라는 물리치료와 간질 치료, 약해진 팔·다리 근육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작년 6월 쇤 클리닉에서 보내는 마지막 주에 깨어났다. 아들 오마르는 "병실에서 오해가 있어서 말다툼이 있었다. 어머니는 내가 위험에 처했다고 느낀 것 같았다"며 "처음엔 어머니가 이상한 소리를 내서 의사를 불렀지만 특이점이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로부터 사흘째 되는 날 압둘라는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오마르는 "오랫 동안 이 순간을 꿈꿔왔다. 어머니의 내뱉은 첫 마디는 내 이름이었다"며 넘치는 기쁨을 표현했다.

어느 정도 의사 표현이 가능해진 압둘라는 현재 아부다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오마르는 "그동안 의사들은 어머니가 절망적인 환자라 치료가 무의미하다고 했다"며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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