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곤 현 KBS아나운서실 방송위원 겸 방송통신심의원회 방송언어특별위원회 위원.
강성곤 현 KBS아나운서실 방송위원 겸 방송통신심의원회 방송언어특별위원회 위원.

*짤즈부르크?→잘츠부르크, Salzburg가 ‘소금 성城'이란 의미에 과도하게 집착? 외래어 오발음의 지평은 대개 일본식 답습이냐 지나친 원음 숭배냐 담론인데, 그야말로 돌연변이. 그나마 단서는 재즈Jazz를 째즈라 하고픈 욕망 언저리로 추정되나, 이건 엄연히 독어獨語. Salz의 「z」를 「ㅈ」로 여겨 앞을 「ㅉ」로 차별하려는 시도로 보임. 그러나 독어는 z를 「ㅊ」 대응시킴. 출발이 어긋나 빚어진 촌극, 비극.

*에딘버로/에딘버러→에든버러Edinburgh. 원음에 극도로 충실한 표기. 

*신페인당Sinn Fein:아일랜드의 정당, ‘신’이 新이 아니다.

*뒤셸도르프→뒤셀도르프Düsseldorf. 인구 60만이지만, 독일 최대인구 보유 주이면서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주州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의 주도州都. 인구 백만이 넘는 쾰른Köln이 주도가 아닌 게 바로 독일적인 것. 일방 독주를 견제하고 조화, 균형을 중시하는 정신과 문화.

*크리스토프 에센바흐→에셴바흐Eschenbach, 독일의 명 피아니스트이면서 지휘자.

*인스부르크?→인스브루크Innsbruck. ‘Inn인 강의 다리’라는 의미. 독일 지명에 많이 쓰이는 Burg城이 아님. 

*뮌헨München. 독일 남동부 바이에른(영어, 바바리아Bavaria)주의 주도州都. ‘뮨헨’으로 소리 안 나게 유의. 실제 2009년, 에릭 바나가 나왔던 영화 제목은 아예 ‘뮨헨’이었다! 영어로는 Munich[뮤니크]

*선제후? 중국의 제후諸侯 중 先? 우두머리? 선제후는 유럽의 選帝侯다. 즉 황제帝를 선출할 수 있는 선거권을 가진, 큰 지역의 제후諸侯를 말한다. 따라서 발음도 [선제후]가 아니라 [선:제후]라야 옳다. 독어로 Kurfürst쿠어퓌르스트다. 서 베를린 구 도심 쿠어퓌르스텐담, 줄여 쿠담Ku'damm 거리가 바로 이와 관련 있다. Damm은 둑/둔치를 의미한다.

*리용→리옹Lyon/프랑스 제2의 도시. 

*‘슬픔이여, 안녕’→‘슬픔아, 안녕’ 사강Francoise Sagan의 “Bonjour Tristesse”는 슬픔이 이제 끝났다는 의미가 아니라, 슬픔에게 봉주르, 하며 인사하는 것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되어야 명확하다. 원제는, 밀란 쿤데라의 The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 참을 수 없는 것은 ‘가벼움’이지 ‘존재’ 자체가 아니다.

*시에라리온:한달음에 읽는 건 상관없지만, 시에pause라리온 식은 아니며 시에라pause리온 식으로 읽어야 한다. ‘사자의 산맥’이라는 스페인 지명과 같은 데서 유래.

*엘살바도로:역시 한달음에 읽는 건 상관없지만, 엘살pause바도르 식이 아니며, 엘pause살바도르 식으로. El Salvador이니까 그렇다.

*만토바 공작? 만토바Mantova는 공작의 이름이 아니다. 공국公國 名명이다. 만토바 공국의 공작이란 의미다.(오늘날은 도시 이름) /베르디 리골레토.

*자니스키키:‘자니스pause키키’가 아니라, ‘자니pause스키키’다. Puccini의 오페라 자니 스키키Gianni Schicchi, 아리아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O mio babbino caro, 바로 그이다.

*살리에르? 살리에리Antonio Salieri가 맞다. 

*「ce」 「ci」:이탈리아어는 ‘체, 치’ 고, 스페인어는 ‘세(쎄), 시(씨)'다.

*드뷔시Claude Debussy의 ‘시‘는 지방시Givenchy의 하늘거리는 ’시(쉬)‘가 아니다. 옴팡진 [ci], 유리 빛깔[ci]에 가깝다. 영화 <카미유 클로델>에서 카미유에게 집적대는 드뷔시의 모습이 나온다. 로댕에 매혹된 카미유는 한 방에 그를 보낸다. “난, 음악이 싫어, 꺼져!” 드뷔시의 굴욕이다.

*빈센트? 고흐는 네덜란드인이지만, 프랑스에서 대부분의 화가 생활을 했다. 그는 여태 자주 소환된다. 돈 매클린의 노래는 Vincent빈센트가 맞지만, 그는 살면서 뱅상Vincent이라 줄곧 불렸을 것이다! 암묵의 사회적 합의? 관습의 존중? 이제 합리적으로 바꿀 때도 됐다! 고흐가 지하에서 자신의 이름이 ‘빈센트’임을 하염없이 좇는 이 나라 사정을 본다면, “너희는 영어, 미국 식민성이 여전하구나. 난 뱅상이고 싶단다.” 하지 않을까? 작곡가 ‘뱅상 댕디’도 있고 배우 ‘뱅상 카셀’도 이제 어지간히 유명하다.

*줄 마스네의 타이스 명상곡? 명상곡 이름이 타이스 같다. 쥘 마스네Jules Massenet의 오페라 <타이스Thais> 중, ‘명상(곡)’ 하든가, 마스네의 오페라 타이스 중에서 ‘타이스의 명상冥想’ 해야 오해가 없다.

*뻬이찡? 베이찡? 뻬이징?→‘베이징’이다. 중국어라고 파열음이 일상적일 거란 편견을 사절하자. 

*타이페이? 타이뻬이?→‘타이베이’다. 타이페이는 영어나 구미어, 타이뻬이는 파열음 추종. ‘타이베이’가 직수입하는 우리 외래어 표기다.
 *큐슈?→일본어를 로마자로 표기할 때, 앞을 「k」로 놓는다. 그건 일본어를 영어나 구미어로 로 발음할 때의 용도다. 한국어로는 「ㄱ」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게 ‘규슈’다.

*라프마니노프?→라흐마니노프. Sergei Rakhmaninov. 「kh」는 「흐」나 「크」에 가깝다. 「f」 「프」는 절대 아니다. 우리는 「흐」를 택했다.

*차이코프스키/무소르그르스키?→차이콥스키/무소륵스키. 개정된 러시아어 표기법에 따라 바뀌었다.

강성곤 KBS 아나운서는 1985년 KBS입사, 정부언론외래어공동심의위위원, 미디어언어연구소 전문위원, 국립국어원 국어문화학교 강사를 역임했으며 건국대, 숙명여대, 중앙대, 한양대 겸임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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