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맨놀맨 뉴질랜드 기행

뉴질랜드 남섬의 퀸스타운까지 갔다면 꼭 가봐야할 여행지가 있다. 바로 피요르드 국립공원 내에 있는 밀포드 사운드다. 그곳에 가기 위해서는 퀸스타운 시내 여행안내소에서 예약을 해야한다. 1인당 200 뉴질랜드 달러 안팎의 경비가 필요하다. 
 

밀포드 사운드는 어떤 곳이기에 여행자들이 꼭 가보고 싶어할까? 코발트빛 바다와 울창한 원시림, 그리고 그 청량한 공기가 어우러진 밀포드 사운드는 ‘파라다이스’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곳이다. 좀체로 인간의 발길을 허용하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찾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북유럽의 노르웨이에서나 볼 수 있는 피요르드, 즉 빙하가 녹으면서 생긴 좁고 깊은 협곡에 밀포드 사운드가 있다. 
 

여행안내소에서 예약을 마치면 다음날 일정표를 건네준다. 꼬박 하루 일정으로 다녀올 수 있는 밀포드 사운드를 가기 위해서는 꼭두새벽부터 서둘러야 한다. 오전 6시30분 정도부터 투어버스가 시내 주요 포인트에서 여행객들을 태운다. 퀸스타운에서 밀포드 사운드까지는 가파른 산길과 호수, 드넓은 평원을 달려서 300km를 가야한다. 투어버스로 중간 휴식을 포함하여 꼬박 3시간 남짓 달려가야 한다.
 

그 길 또한 간단하지 않다. 중간에 높은 산이 가로막혀 있어서 바위산을 뚫은 터널을 통과해야 한다. 때로는 대평원, 때로는 설산이 눈앞에 펼쳐져서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다. 눈이 오면 폐쇄되는 길이 많기 때문에 한겨울엔 투어버스가 운행하지 않는다. 터널을 통과하면 피오르드 관광 유람선이 출발하는 선착장에 도착한다. 원시의 자연풍광을 그대로 간진한 밀포드 사운드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유람선에 승선해야 한다. 유람선에 오르면 해수면에서 올려다 보는 단애(斷崖)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고, 바다에서 솟아오른 십여 개의 거대한 봉우리가 내뿜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풍광과 마주할 수 있다. 수백 미터 높이에서 장쾌하게 쏟아내는 폭포, 바위 끝에 걸린 푸른빛의 빙하를 보다보면 경이롭고 신비스럽다. 약 1만 2천 년 전 빙하에 의해 형성된 피오르드 지형이기에 유일하게 크루즈 탐험으로만 만날 수 있다.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봉우리 사이로 피어오르는 물안개로 인해 태고의 신비를 연출한다.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은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자연의 숭고함 앞에서 겸손해 질 수밖에 없다.
 

1877년 탐험가인 도날드 서덜랜드가 밀포드 사운드로 가는 길이 처음 발견했다. 남섬의 남서부에 위치한 피오르랜드 국립공원은 14개에 달하는 사운드(구불구불한 좁은 만)와 호수, 산, 숲 등으로 형성되어 있다. 크루즈를 타고 절벽을 따라 이동하면서 만나는 밀포드 사운드는 지구 상에 존재하는 수 많은 국립공원 중 가장 청정한 지역이라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최근에는 트래킹을 즐기는 전 세계인들이 가장 걷고 싶은 트래킹 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국립공원 지역에 위치한 산장이나 로지에서 머물면서 밀키웨이를 즐기고, 남반구의 별들을 감상하거나 원시의 숲길을 걷는 3박4일, 혹은 5박6일 등 다양한 트래킹 상품이 있다. 밀포드 트랙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책로(World Finest Walk)라고 불리는 트레킹 코스로 테아나우에서 출발하여 밀퍼드 사운드까지 54km의 코스다. 밀포드 사운드 지역에서는 크루즈 투어와 트레킹, 항공투어가 모두 가능하지만 예약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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