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실사 등 담당하는 인력 단 한 명뿐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각종 갑질과 불공정 행위에 대해 부과한 과징금이 60%도 걷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가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최근 5년간 과징금 부과 및 징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공정위가 징수하기로 한 과징금은 5천294억7천만원이었으나 실제 수납액은 3천51억6천만원(57.6%)으로 집계됐다.

작년 실제 수납액은 최근 5년 중 가장 적은 것이며, 징수 결정액이 비슷했던 2015년(5천478억8천만원)의 실제 수납액 6천740억7천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실제 수납액에서 환급액을 빼고 재부과액을 더한 '결산상 수납액'은 2천393억4천만원이었다. 결산상 수납액 기준으로 하면 수납률은 45.2%에 불과했다. 국회는 수납액 실적이 좋지 않은 것은 공정위의 체납 과징금 징수 절차 관리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공정위에서 과징금을 징수하고 미납된 과징금에 대한 체납처분 절차를 진행하면서 재산실사 등을 담당하는 인력은 단 한 명뿐이라고 국회는 지적했다. 특히 작년 미수납액을 발생 사유별로 봤을 때 법원의 과징금 납부명령에 대한 집행정지 결정으로 인한 '징수유예'가 169억6천만원에 달했다. 징수유예 금액은 2014년 51억9천만원 대비 3배 증가한 것이다. 이는 법원이 공정위가 내린 과징금 등 처분에 대해 제기된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갈수록 전향적으로 인용 결정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과징금 납부 명령에 대한 법원의 집행정지 인용 결정은 2014년 1건에 불과했으나 작년에는 14건으로 증가했다. 과징금을 낼 경제적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체납하는 '임의체납'은 2016년 221억6천만원에서 2017년 287억4천만원에 이어 작년 386억2천만원 등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한편, 공정위는 국회에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현재 1명이 담당하는 과징금 징수 인력을 증원하고 다각적인 징수 활동으로 수납률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상호 기자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