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안에 글로벌 금리인하로

개인들이 달러와 금(金)을 비롯한 안전자산을 쓸어담고 있다. 금 거래는 특히 폭발적으로 늘고있다. 금은 경제 상황이 불안해지면 수요가 늘어나는 안전 투자처다. 안전 자산은 기본적으로 투자 리스크가 거의 없는 자산을 말한다.

 

금시세
금시세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KRX 금 시장의 8월 중 하루 평균 거래량은 163㎏으로 7월 32㎏의 8배에 달했다. 지난해 하루 평균 거래 규모는 19.6㎏에 불과했다. 거래량이 급증한 것은 대부분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KRX 금시장에서 개인은 금 97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시중은행의 골드 바 판매는 올 들어 지난해 대비 두 배 정도 늘었다. 금 가격은 앞으로도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골드만삭스는 6개월 이내에 1,600달러를 예측했다.

개인들은 달러도 쓸어담고 있다. 지난달 개인이 보유한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해 3월 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8월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자료를 보면 지난달 말 개인의 달러예금 잔액은 131억8000만달러로 지난 7월 말보다 4억8000만달러 늘었다. 작년 3월 말이후 최대다. 거주자 달러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등이 은행에 맡긴 달러예금을 말한다.

개인의 안전자산 선호는 부동자금 흐름에서도 포착된다. 6월 말 기준 현금과 현금으로 언제든 바꿀 수 있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을 합친 부동자금은 983조387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에 달했다. 올 들어서만 28조1965억원 늘었다. 금융상품이나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대신 현금 보유를 늘리는 것이다.

모두가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내려가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미국과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불황의 그림자에 중동의 불안이 겹쳤다. 게다가 미국을 포함한 세계적인 금리 인하 행진도 있다. 미국은 18일 추가로 금리를 내렸다. 각국 중앙은행들까지 국제시장에서 금을 싹쓸이하고 있다. 올 상반기 중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규모는 전년 대비 60% 늘어난 374톤에 달했다. 1971년 브레턴우즈 체제 붕괴 이후 최대치다.

특히 세계1위 외환보유국인 중국은 74톤의 금을 사들였다. 중국은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금 매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최근 금값 상승이 2007년을 연상시킨다고 본다. 금값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표면화한 2007년 온스당 700달러를 돌파한 뒤 1,900달러를 넘어선 2011년까지 초강세를 보였다.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