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인치TV가 2백달러대후반에

중국발 LCD(액정표시장치) 패널값 폭락이 세계 TV 시장을 흔들고 있다. TCL, 하이센스 등 중국 TV 회사들이 LCD 패널값 하락을 바탕으로 저가 물량 공세를 펴면서 55인치 LCD TV값이 200달러대 후반, 65인치가 400달러 중반까지 폭락했다. 40인치 이하는 대부분 100달러대다. 실제 월마트에서는 요즘 65인치 4K TV가 하이센스 448달러, TCL 478달러에 팔리고 있다. 또 55인치는 하이센스 298달러, TCL 318달러에 판매된다.

중국 시장에서 시작된 TV 가격파괴는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IHS에 따르면 중국의 경우 소비 경기 침체로 1~3월 인치당 가격이 전년 대비 10% 내려간 8.5달러에 머물렀으며 4~6월엔 일본의 절반 이하에 그치는 매우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의 경우 4~6월 가격이 전년 대비 9% 떨어졌다. 역시 중국산 증가가 가격 인하를 견인하고 있다. TV용 LCD 패널 가격은 이미 원가 마지노선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중국 회사들의 저가 공세는 중국발 LCD 패널값 폭락이 배경이다. BOE 등 중국 LCD업계가 10.5세대 공장을 가동하면서 LCD 패널값은 지난 1년 새 20% 이상 급락했다. 중국에서는 인터넷 TV 브랜드 러티비(Letv)의 55인치 4K 모델 'Y55C'을 1399위안(약 23만 2천 원)에 살 수 있다. 이미 중국 TV 시장 1위가 된 샤오미는 저가 브랜드 레드미(Redmi)를 통해 70인치 제품을 50만 원 대에 판매하고 있다. 샤오미의 가장 인기 제품인 65인치 TV 가격은 2699위안(약 44만 7천 원)에 팔리고 있다.

소비자에겐 저가로 TV를 살 수 있는 혜택이 커지지만 TV 기업에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세계 TV 시장에서 1~2위를 차지하면서 하이엔드 전략을 고수해 온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TV 실적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맞대응하는 삼성전자는 고급 제품의 가격대를 낮춰야 했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65인치 8K QLED TV(QN65Q900RBFXZA) 가격의 아마존 이벤트 판매가는 애초 발매가인 5000달러에서 절반 수준인 2999달러(약 351만 6천 원)로 내리기도 했다. LG전자 역시 저가 TV 확산에 따른 시장의 압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국 시그마인텔이 분석한 '2019년 상반기 글로벌 TV 총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상반기 TV 출하량은 1820만 대로 1위는 유지했지만 출하량은 전년 대비 0.6% 감소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15.8% 줄었다. LG전자의 경우 1177만 대로 전년 대비 8.7%, 전 분기 대비 17.2% 감소하면서 3위에 그쳤다. 2위는 전년 대비 19.3% 성장한 중국 TCL이었다.

통계에 따르면 10위권 내에서 TCL, 하이센스(HISENSE), 스카이워스(SKYWORTH), 샤오미 등 중국 대륙 TV 브랜드만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삼성전자, LG전자, 필립스, 소니, 샤프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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